
우 교수는 정부가 실효성이 떨어지는 경제정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과 기술은 정부의 결심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시장 여건과 장기 계획, 주민 수용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치명적으로 안 될 것들이 많다”고 했다. 지지율이 40% 아래로 내려가면 정책 남발이 심해질 것으로 우려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의 경고도 매섭다. 그는 “현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일인”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용산공원 주택 공급 검토와 500세대 이하 정비사업 권한의 자치구 이양 방침을 “아마추어 대학생이 만든 정책 수준도 안 된다”고 비판했다. 정책 담당자의 경질까지 요구했다.
마 교수만의 목소리도 아니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한문도 교수는 “실질적인 준비가 안 될 줄 몰랐다”며 “문재인 정부 시즌2만도 못하다”고 했다. 과거 이 대통령의 경제 참모로 불렸던 최배근 건국대 명예교수도 ‘3·4·5 비전’의 반도체 의존도와 일자리 문제를 지적하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을 비판했다.
민심도 심상치 않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졌다.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 38.9%, 리서치웰 조사에서 38.4%였다. 한국갤럽 조사도 42%로 취임 후 최저였다. 최근 조사에서 조사 방식은 다르지만 하락 흐름은 뚜렷하다.
‘아주 엉망인 경제’의 단면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세제개편안이다. 정부가 개편안을 발표한 지 나흘 만에 이 대통령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개편과 ‘주가 누르기 방지’ 방안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정확하게 준비도 하지 않고 왜 그렇게 한 것이냐”는 질책까지 나왔다. 정책은 발표 전에 검증돼야 한다. 발표 이후 대통령이 재검토를 지시하고 관계부처가 해명자료를 쏟아내면 시장은 정부 발표를 최종안이 아닌 초안으로 받아들인다. 정책 신뢰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용산공원 주택 공급 논란도 마찬가지다. 8·13 대책에 없던 방안을 발표 다음 날 국토교통부 장관이 언급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공급 규모도 확정되지 않았고 미군기지 반환과 토양오염 정화, 특별법 개정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500세대 이하 정비사업 권한 이양도 속도만 앞세워 추진할 사안이 아니다. 여러 사업이 동시에 추진되면 도로와 학교, 공원, 교통시설은 생활권 단위로 계획해야 한다. 자치구마다 심사 기준이 달라지면 행정 혼선과 난개발을 부를 수 있다. 서울시는 전체 사업 기간 중 시의 심의 비중이 2.7%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이 주장이 맞다면 서울시의 심의가 사업 지연의 병목이라는 정부의 판단에도 의문이 생긴다.
인사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최근 만난 경제부처 차관 출신 전직 공무원 A씨는 한 부처 국장급 인사에서 1순위 후보가 다주택자라는 이유로 배제되고 2순위 후보가 발탁됐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전했다. 사실이라면 주택 보유 여부가 능력과 전문성보다 우선한 셈이다. 실용 인사와도 거리가 멀다.
이제는 개별 정책을 고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경제정책 라인에서 검증과 부처 간 조정이 충분했는지 따져봐야 한다. 대통령이 준비 부족을 질책했는데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면 혼선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현장 경험이 부족하거나 부처 간 이해를 조정하지 못한 책임자는 교체하고, 정책 발표 전에 반대 논리와 부작용을 검증하는 ‘레드팀’을 가동해야 한다. 정부와 철학을 공유하더라도 잘못된 정책에는 반대할 수 있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이들의 비판에 귀를 열고, 잘못된 정책을 멈춰야 한다. 경제정책을 만드는 사람과 방향부터 다시 세울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