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66% 탄소데이터 자체 관리…“비용·인력 부족에 대응 난항”

입력 2026-08-20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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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상의·산단공, 수출기업 300곳
99% 탄소데이터 제출 압박…42%는 엑셀·수기 의존
플랫폼 도입 걸림돌 ‘비용 부담·전담인력 부족’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대한상공회의소 전경 (사진=연합뉴스)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글로벌 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국내 수출기업 대부분이 거래처로부터 탄소배출 데이터 제출을 요구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기업마다 관리 방식과 양식이 달라 데이터 호환과 검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수출기업 3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산업단지 탄소배출 관리(MRV) 플랫폼 수요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9.3%가 고객사로부터 탄소배출 데이터 제출을 이미 요청받았거나 향후 받을 예정이라고 답했다. 90.3%는 협력사에 탄소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거나 요구할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탄소데이터 관리가 수출기업의 공급망 거래와 경쟁력 유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기업별 데이터 관리 체계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다. 탄소데이터 관리 방식에 대한 복수응답 결과 66.3%가 전사적자원관리(ERP) 등 사내 시스템을 자체 구축해 사용하고 있었다. 엑셀이나 수기 문서를 활용한다는 기업도 42.4%, 고객사의 개별 서식을 이용한다는 응답도 38.8%에 달했다.

고객사마다 요구하는 기준과 서식이 달라 기존 데이터를 다시 가공해 입력하는 ‘이중 수작업’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들은 원활한 데이터 교환을 위해 필요한 지원으로 ‘표준화된 서식·템플릿 지원’(64.0%)과 ‘데이터 교환을 위한 협업 플랫폼 제공’(53.7%) 등을 꼽았다.

기업들은 표준 플랫폼의 필요성에는 공감했지만 비용과 인력 문제를 도입의 주요 걸림돌로 지목했다. 플랫폼 도입·활용 애로사항으로 ‘시스템 구축 및 연계 비용 부담’이 64.0%로 가장 많았고 ‘전담 인력 및 시간 부족’이 62.7%로 뒤를 이었다.

향후 3년간 데이터 관리에 들어갈 비용을 ‘1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으로 예상한 기업은 44.7%였다. ‘5000만원 이상’이라는 응답도 43.3%에 달했다. 1000만원 이상의 비용을 예상한 기업이 전체의 88%에 달하는 셈이다. 플랫폼 활용을 위한 선결 과제로는 ‘영업기밀 등 기업 데이터 보호’와 ‘국제표준·해외기준 상호 호환’이 각각 54.0%로 가장 많이 꼽혔다.

산단공은 지난 6월 ‘산업단지 MRV 플랫폼’을 출범해 운영하고 있다. 기업들이 CBAM과 디지털제품여권(DPP) 등 글로벌 탄소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탄소배출량 측정(Measurement)부터 보고(Reporting), 검증(Verification)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시스템이다. 대한상의도 기업의 플랫폼 연계와 활용 지원에 참여하고 있다.

대한상의와 산단공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계측기·센서 등 측정설비 설치 지원 확대와 기존 내부 시스템의 플랫폼 연계 비용 바우처 지원 등을 제안했다. 탄소데이터 산정 컨설팅과 전담인력 인건비 지원, 저탄소 설비 금융지원 등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조영준 대한상의 지속가능경영원장은 “글로벌 탄소규제로 이제 검증된 탄소데이터가 없으면 수출에 차질이 생기는 등 공급망 탄소데이터 관리가 발등의 불이 됐다”며 “기업들이 비용과 인력 걱정 없이 표준 플랫폼을 통해 규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실무 교육과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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