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용품 사진전송’ 직장 내 성희롱이지만…法 “감봉은 과해”

입력 2026-08-1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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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위·중노위는 감봉 수위 적정 판단
法 “성인용품 사진은 성희롱...동석 요구 진술 신뢰 어려워”
‘2년 뒤 신고·이후 관계 유지’ 징계양정에 참작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조소현 기자 sohyun@)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조소현 기자 sohyun@)

성인용품 자판기 사진을 보낸 행위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지만 감봉 2개월 처분은 지나치게 무겁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지방노동위원회·중앙노동위원회 모두 회사의 징계 수준이 합당하다고 봤지만 법원이 이를 뒤집었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호성호 부장판사)는 지난달 롯데칠성음료 직원 A 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전보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롯데칠성은 2024년 8월 A 씨의 두 가지 행위를 직장 내 성희롱으로 판단했다. A 씨가 2022년 7월께 호텔에서 성인용품 자판기를 촬영한 사진을 여성 직원들에게 보낸 행위, 같은 해 8월 남성 조기축구회 회식 자리에 동석을 요구한 행위다.

회사는 두 행위 모두 징계사유로 인정해 A 씨에게 감봉 2개월 처분을 내렸다. A 씨가 사내 재심을 신청했지만 회사는 징계를 유지했고, 이후 피해 직원과의 분리 조치 차원에서 A 씨의 근무지도 변경했다.

A 씨는 위 처분이 부당하다며 2024년 11월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했지만 기각됐다. 지노위는 감봉의 징계사유와 수위가 적정하고, 인사 발령 역시 피해자와의 분리 조치로 정당하다고 봤다. A 씨는 이듬해 중앙노동위원회에도 재심을 신청했지만 중노위 역시 기각하자 이번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우선 조기축구회 회식 자리에서 여성 직원들에게 동석을 요구했다는 점은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법원은 A 씨가 남성들 사이사이에 끼어서 앉으라고 말했는지에 관해 관련자들의 진술이 엇갈렸고, 일부 진술의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반면 성인용품 자판기 사진을 보낸 행위는 직장 내 성희롱이라고 판단했다. 성적 이미지를 연상시킬 수 있는 사진을 보낸 것은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줄 수 있고, A 씨에게 성적 동기나 의도가 없었더라도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당초 회사가 인정한 두 가지 징계사유 가운데 사진 전송만 정당한 징계사유로 남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남은 징계사유만으로 감봉 2개월을 유지하기에는 징계수위가 지나치게 무겁다고 봤다.

재판부는 성인용품 사진 전송과 관련해 피해 직원이 사건 직후 문제를 제기하지 않다가 약 2년 뒤 노조 여성부장의 권유로 신고했고, 위 사건 이후에도 A 씨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한 점을 징계양정에 참작했다.

또 A 씨가 감봉 처분 전까지 28년 넘게 근무하면서 징계 처분을 받은 전력이 없고,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한다는 점까지도 고려했다.

다만 피해자와의 분리 조치 차원에서 A 씨의 근무지를 변경한 인사 발령은 정당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법원은 중노위의 재심판정 가운데 감봉 부분은 취소하고, 인사 발령에 관한 A 씨의 청구는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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