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금융의 선택은 코인 아닌 토큰화…인력·제휴 집중

입력 2026-08-14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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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말부터 발행·유통 플랫폼·상품·내부통제 인력 채용 집중
코스콤·캔톤 제휴 이어 음원 IP·비상장주식·정형증권으로 확장
토큰화 주식 시장 3.8배 성장…한국 주식 무기한선물 249조원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연합뉴스)

전통 금융회사의 디지털자산 전략이 자산의 토큰화로 집중됐다. 내년 2월 제도 시행을 앞두고 증권·운용사는 인력 확보와 플랫폼·기초자산 제휴를 병행하며 사업화 준비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운용사의 디지털자산 사업은 토큰증권(STO)과 실물연계자산(RWA) 등 자산 토큰화를 중심으로 구체화하는 양상이다. 상반기 말부터 발행·유통 플랫폼과 상품, 내부통제 분야로 채용 직무가 세분화됐고 블록체인 인프라와 기초자산을 확보하려는 제휴도 잇따랐다.

올해 초 디지털자산 인력 채용은 주문·체결과 원장 개발, 지갑·스테이블코인, STO·RWA 사업기획 등 여러 분야에서 이뤄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거래소·수탁사 연동 인력을 모집했고 유안타증권은 암호화폐 원장 개발·운영자를 찾았다. 교보증권과 신한투자증권도 디지털자산 사업기획 인력을 채용했다.

상반기 말부터는 채용의 무게중심이 토큰화 사업 실행으로 옮겨갔다. IBK투자증권은 디지털자산 발행·유통 플랫폼과 고객 채널 기획자를 모집했다. 신한자산운용은 토큰화 시장분석·플랫폼 구축과 내부통제 담당자를 찾았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달 토큰증권 발행 인프라와 상품 라인업 구축 인력을 모집하는 등 직무가 플랫폼·상품·내부통제로 세분됐다.

인력 확보와 맞물려 사업 제휴도 이어졌다. 5월 다올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이 코스콤의 공동 토큰증권 플랫폼에 합류했고, 6월에는 신한자산운용·신한투자증권·KB증권이 글로벌 분산원장인 캔톤 네트워크와 협력에 나섰다. 7~8월에는 신한투자증권이 음원 지식재산권(IP) 조각투자 상품 발행을 추진하고 DB증권과 NH투자증권이 각각 비상장주식과 채권·지분증권의 토큰화를 검토하는 등 협력 대상도 구체화했다.

국내 토큰증권 제도 시행은 금융사들의 사업화 준비를 앞당기는 배경으로 꼽힌다. 개정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은 분산원장을 법적 효력을 지닌 증권 계좌부로 인정하고 투자계약증권의 증권사 중개를 허용한다. 음원 IP와 부동산 등 비정형 자산을 증권화할 길이 열리는 만큼, 내년 2월 제도 시행에 맞춰 플랫폼과 상품, 통제체계를 갖추려는 움직임이다.

토큰화 대상은 비정형 자산에서 주식·채권·펀드 등 정형증권으로도 넓어지는 중이다. 실물자산 데이터 플랫폼 RWA.xyz에 따르면 전 세계 토큰화 주식 시가총액은 이달 11일 25억3901만달러(3조5940억원)로 올해 초 대비 약 3.8배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국내 본주를 1대1로 담보한 토큰화 증권도 이미 해외 플랫폼에서 현물로 거래된다.

무기한선물 시장에서도 한국 종목을 24시간 거래하려는 수요가 확인됐다. 무기한선물은 실제 주식의 소유권이나 배당권 없이 주가만 추종하는 파생상품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 11개 거래소에서 거래된 한국 개별주식 무기한선물의 누적 거래대금은 올해 2월 19일부터 이달 8일까지 약 1760억달러(249조원)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SK하이닉스 연계 상품이 92%를 차지했다.

제도 시행과 24시간 거래 수요가 맞물리면서 금융사의 경쟁도 상품 중개를 넘어 토큰화 시장의 발행·유통·결제 기반을 선점하는 방향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김세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 토큰화는 전통 주식을 블록체인에 올리는 기술적 변화라기보다 상장 전 접근과 상장 후 거래, 글로벌 결제를 하나의 24시간 시장으로 연결하는 자본시장 인프라 재설계라는 관점에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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