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비 에르난데스 전 FC바르셀로나(스페인) 감독이 로날트 쿠만(네덜란드)의 뒤를 이어 네덜란드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2030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까지 팀을 이끈다.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축구협회(KNVB)는 “사비를 남자 축구대표팀의 새 감독으로 선임했다”며 “2030 FIFA 월드컵까지 계약하는 데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2018∼2020년에 이어 2023년 1월부터 다시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었던 쿠만 감독은 지난달 막을 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에서 모로코에 승부차기 끝에 패한 뒤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쿠만의 후임으로 낙점된 사비는 선수 시절 세계 정상급 미드필더로 이름을 떨쳤다. 바르셀로나 유소년 시스템인 ‘라 마시아’를 거쳐 성장했고, 1998년 당시 바르셀로나를 지휘하던 네덜란드 출신 루이 판할 감독 아래에서 1군에 데뷔했다.
바르셀로나에서 공식전 75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스페인 리그 우승 8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4회, FIFA 클럽월드컵 우승 2회 등을 경험했다. 스페인 대표팀에서도 황금기의 중심에 서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8과 유로 2012 우승을 차지했고,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스페인의 사상 첫 우승에 힘을 보탰다.
사비는 KNVB를 통해 네덜란드 축구와의 각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그는 “네덜란드 대표팀 감독을 맡게 돼 큰 영광”이라며 “바르셀로나 유소년 아카데미에서 성장하면서 요한 크라위프와 리누스 미헬스 등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 네덜란드 축구와 특별한 유대감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어떤 의미에서는 내가 ‘네덜란드 축구의 아들’이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며 “판할과 프랑크 레이카르트 역시 선수와 지도자로서의 나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에서도 점유율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쥐는 공격 축구를 펼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사비는 “네덜란드는 풍부한 축구 문화와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다”며 “점유율을 기반으로 한 공격적인 축구와 창의성, 열정, 확신을 갖고 경기하는 스타일은 내게 매우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목표는 언제나 승리하는 것이지만, 팬들이 즐겁게 볼 수 있는 방식으로 이기고 싶다”며 “대표팀에는 충분한 잠재력과 탄탄한 기반이 있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KNVB 구성원들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것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사비는 은퇴 후 2019년 카타르 알사드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21년 11월에는 친정팀 바르셀로나 사령탑으로 부임해 2022-2023시즌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스페인 슈퍼컵)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이끌었다.
2024년 5월 바르셀로나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에는 별도의 팀을 맡지 않았으며, 이번 선임을 통해 지도자 경력 처음으로 국가대표팀 사령탑에 오르게 됐다.
사비를 보좌할 코칭스태프는 추후 구성될 예정이다. 사비는 “네덜란드 축구계 인사들이 포함된 코칭스태프를 꾸리는 것이 목표”라며 “네덜란드 축구와 선수들, 문화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는 매우 중요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로의 지식과 경험을 결합해 우리 자신과 대표팀 선수단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최상의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