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에 8000만원 배상”

입력 2026-08-1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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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 고 민문식 씨의 가족과 변호인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일본제철 강제동원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 선고를 마치고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제철 강제동원 피해자 고 민문식 씨의 가족과 변호인이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일본제철 강제동원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 선고를 마치고 나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제철(옛 신일본제철)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에게 8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2일 강제동원 피해자 고(故) 민문식 씨의 유족 5명이 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일본제철은 민 씨 유족에게 약 80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

앞서 항소심은 2024년 8월 일본제철이 민 씨 유족들에게 총 8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주장에 일부 손을 들어줬다. 유족들이 청구한 위자료 1억원 가운데 일부에 대해 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이는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지났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1심을 뒤집은 판단이다.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유사 소송에서는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시점이 주요 쟁점이 돼왔다.

손해배상 청구권은 통상 불법행위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 지나면 소멸한다. 다만 ‘장애 사유를 해소할 수 없는 객관적 사유’가 있었을 때는 그 사유의 해소 시점을 소멸시효 기준점으로 판단할 수 있다.

항소심은 강제동원 피해자의 개인 청구권을 인정한 2018년 10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선고일을 소멸시효 기산점으로 판단했다. 당시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는 법적 판단이 확정됐다는 점을 고려했다.

이에 따라 2019년 4월 제기된 이번 소송은 소멸시효가 지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민 씨의 아들은 선고 직후 기자회견에서 “아들로서 아버지의 명예를 살리고자 했는데 오늘 좋은 결과가 나와서 좋다”고 말했다.

민 씨는 일제강점기인 1942년 2월부터 1942년 7월까지 일본 이와테현 가마이시시에 있는 일본제철 가마이시제철소에서 강제동원됐다가 도주했다. 민 씨는 1945년 귀국한 뒤 1989년 4월 사망했다.

민 씨의 유족은 강제동원으로 인해 가족으로부터 보호받거나 가족을 부양할 기회를 빼앗기고, 교육의 기회나 직업선택의 자유를 박탈당한 채 일본이 패전할 때까지 강제노동에 종사했다며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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