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층 주거 대책으로 폐버스를 개조한 이른바 ‘버스 하우스’가 제안되면서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주거 공간을 빠르게 공급하겠다는 취지지만, 부지 확보와 기반시설 구축은 물론 청년층이 원하는 주거의 질까지 고려하면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두성규 목민경제연구소 소장은 11일 유튜브 채널 이투데이TV ‘집땅지성’(연출 황이안)에 출연해 버스 하우스 구상에 대해 “공급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찾다 보니까 마지막에 나온 궁여지책”이라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청년 세대들을 말 그대로 부동산 난민으로 만들어버리는 하나의 징표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방송에서는 폐버스를 약 5000만원을 들여 개조해 청년층을 위한 주거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다뤄졌다. 약 1만 호를 공급할 경우 5000억원가량이 투입돼 공공임대주택을 새로 짓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빠르게 공급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두 소장은 버스 하우스를 설치할 부지를 확보하는 것부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단 그 버스들을 어디다 둘 거냐”며 “청년 세대들이 머무를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락한 주거 공간의 의미도 있을 수 있지만 직주근접이 될 수 있는, 하다못해 지하철역 근처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5000만원으로 충분한 주거 환경을 만들 수 있을지에도 의문을 나타냈다. 전기ㆍ상하수도를 비롯한 기반시설과 에어컨, 세탁기ㆍ주방ㆍ침대 등 생활에 필요한 시설까지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두 소장은 “단순히 5000만원을 가지고 청년들이 어느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의 주거의 질을 확보해 낼 수 있느냐, 저는 힘들다고 본다”며 관련 비용이 늘어날 경우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저렴한 주거 공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청년층이 낮은 수준의 주거 환경을 받아들일 것이라는 접근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 세대가 돈이 없다고 해서 우리는 옛날처럼 완전히 허물어져 가는 그런 어떤 집에 살아라, 이거 용납하지 못하는 세대”라며 “우리 청년들을 하나의 실험 대상으로 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안으로는 상환 능력이 있는 청년층에 대한 금융 규제 완화를 제시했다. 공급 확대가 어려운 상황에서는 청년들이 기존의 양질의 주거 공간에 접근할 수 있도록 자금 조달의 길을 넓혀주는 것이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두 소장은 “폐버스를 제공해서 주거 공간을 만들자고 하지 마시고 지금 청년 세대들에게 충분한, 시중에 나와 있는 알맞은 원룸도 굉장히 좋은 시설들이 있다”며 “능력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대출 한도를 제한하지 말고 빌려주자”고 제안했다.
방송에서는 버스 하우스가 실제 좋은 주거 대안이라면 정책을 제안하는 쪽에서 먼저 경험해 봐야 한다는 취지의 농담 섞인 이야기도 나왔다. 진행을 맡은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이 고위 관료와 여당 의원 등의 자녀가 먼저 거주해 보는 방안을 언급하자 두 소장은 “공직자나 이런 쪽들이 사실은 솔선수범해야 된다”고 대꾸했다.
김 소장은 “옛날 같으면 해프닝으로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이렇게 사회적 논란이 된다는 얘기는 그만큼 우리 무주택자 세입자들의 주거가 불안하다는 얘기”라며 “청년이 거주할 수 있는 양질의 주택이 제대로 공급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여서 주택 공급 정책을 해 주셨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