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이 SK로부터 SK실트론 인수를 확정한 가운데 증권가는 소부장 밸류체인을 확보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두산은 SK로부터 SK실트론 지분 70.61%를 2조3000억원에 인수한다. 인수 예정일은 내년 1월 말이다.
이번 계약에는 성과연동 대금조정 조항인 '언아웃' 조건이 포함됐다. 언아웃 조항은 인수합병(M&A) 거래에서 특정 마일스톤이나 조건이 달성되면, 매매대금을 사후에 추가 지급하는 계약 조항이다. 해당 조항에 따라 두산은 2027년부터 2034년까지의 실트론의 연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기준금액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의 40% 중 70.61%를 SK에 지급해야 한다.
이나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두산은 인수 초기에 대규모로 유출될 수 있는 인수비용 부담을 제한하고, SK는 미래에 더해질 수 있는 이익의 일부를 향유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최종 계약이 성사되기까지 두산에게 SK실트론 인수 여부는 상당한 불확실성으로 작용했다"며 "최초 거론되던 인수 규모만으로도 차입을 통한 인수재원 마련이 불가피했던 상황에서, 반도체 업황 호조세가 밸류체인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웨이퍼 제조사들의 가치가 급격하게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장의 우려와 달리 인수 규모가 최초 논의했던 수준에서 확정되면서 인수 관련 불확실성과 재무부담 심화 가능성을 동시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인수 구조는 앞서 테스나를 인수했던 때와 마찬가지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이를 실트론의 인수 주체로 활용하는 형태가 될 전망"이라며 "보유 중인 현금 1조3000억원에 더해 1조원은 외부로부터 차입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차입비용 발생이 불가피하지만, 실트론의 Si 사업이 갖는 이익 창출능력과 실트론 인수로 실트론(전공정 웨이퍼 제조)·테스나(후공정 테스트)·전자(CCL, 핵심소재)의 소부장 밸류체인 구조를 갖추게 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인수는 두산의 가치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짚었다.
SK 입장에서는 재무부담 완화를 긍정적으로 봤다. 이 연구원은 "SK는 그룹 차원의 구조적인 성장성 제고와 재무 대응력 강화를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 정비를 지속해왔다"며 "이번 매각으로 유입될 현금은 SK의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하는 한편 추후 기업가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인수 또는 배당의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