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메리트 사라지고 운영 부담 늘고...무너지는 영재학급 [그 많던 영재는 어디로 갔나 ②]

입력 2026-07-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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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자 부담에 줄폐지…학생 감소 겹치며 운영 한계
입시 메리트 사라지자 학생·학부모 관심도 감소
영재학급 축소, 잠재력 발굴 기회·교육격차 확대 우려

▲영재학급 대상자 수 추이. (사진=AI 생성)
▲영재학급 대상자 수 추이. (사진=AI 생성)

학교 영재학급 감소는 단순한 학령인구 감소가 아니라 예산 부족과 학교 운영 부담, 입시 유인 약화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계에서는 이 같은 구조적 요인으로 학교들이 영재학급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보고 있다.

30일 교육계에 따르면 학교 영재학급은 교육청 운영 예산 지원 없이 수익자 부담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해당 학교 학생만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구조인 만큼 학령인구 감소로 학생 수와 지원자가 함께 줄면서 일정 규모를 유지하기 어려워졌고, 운영 부담도 커지면서 영재학급을 폐지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영재학급은 해당 학교 학생만을 대상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학생 수가 줄면 모집 자체가 어려워진다”며 “참여 학생이 일정 규모에 미치지 못하면 수익자 부담으로 운영되는 특성상 학교 입장에서는 운영이 쉽지 않아 폐지를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학생과 학부모의 관심이 예전 같지 않은 점도 영재학급 감소의 배경으로 꼽힌다. 영재교육기관 관련 수상 실적은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할 수 없으며, 영재교육 이수 사실도 학생부에는 남지만 대학에 제공되는 입학전형 자료에서는 제외된다. 대입에서 활용도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학생과 학부모가 영재교육을 외면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이정규 서경대 교수는 “입시를 향해가는 우리나라 교육 특성상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인식되면 아무리 좋은 교육이라도 선택받기 어렵다”며 “영재교육의 교육적 가치보다 입시와의 연계성이 더 중요하게 받아들여지는 현실이 영재학급 위축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짚었다.

문제는 영재학급 감소가 단순히 방과 후 프로그램 하나가 사라지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영재학급은 학생들이 가장 먼저 심화교육을 경험하고 잠재력을 발견하는 출발점인 만큼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 영재 발굴 기반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나 한국교육개발원(KEDI) 영재교육연구센터 연구원은 “영재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영재를 발견하고 성장시키는 교육 기반이 축소되고 있는 것”이라며 “재능은 원래부터 드러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교육 경험을 통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영재학교 학생의 80% 이상은 영재학급이나 영재교육원을 경험한 학생들”이라며 “영재학급이 줄어들면 결국 상위 단계에서 선발할 수 있는 인재풀도 함께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영재학급 감소가 교육 기회의 격차를 더욱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영재학급은 학생들이 거주지와 관계없이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교육 프로그램이지만, 이마저 줄어들면 영재교육원이나 사교육에 접근하기 어려운 학생들은 재능을 발견하고 키울 기회 자체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교육 환경이 갖춰진 학생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재능을 일찍 발견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은 영재성을 갖고 있어도 이를 확인할 기회조차 얻지 못할 수 있다”며 “학교 영재학급은 학생들의 출발선 격차를 줄여주는 공교육 장치라는 점에서 유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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