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류로봇 기업 모비어스가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자진 철회했다. 상장사 SJG세종이 최대주주인 구조가 새 중복상장 규율의 적용 가능성을 높인 가운데, 최대주주와 얽힌 자금·거래 관계와 이해상충 관리체계 등도 심사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번 상장 절차 중단으로 SJG세종에 남은 전환상환우선주(RCPS) 관련 계약상 부담도 다시 부각됐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모비어스는 지난 23일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철회서를 제출했다. 4월 30일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중복상장 이슈는 모비어스 예심의 최대 걸림돌로 꼽혔다. 회계상 모비어스는 SJG세종의 연결 종속회사가 아니라 관계기업으로 분류되지만, SJG세종 공시상 모비어스는 계열회사이고 올해 1분기 말 보통주 지분율도 27.79%에 달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7월 6일 공개한 가이드라인안은 외부감사법상 종속회사뿐 아니라 상장 모회사가 지분 20% 이상을 보유한 수직적 지배관계의 계열회사까지 규율 대상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모비어스는 회계상 비연결 관계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중복상장 심사를 비켜가기 어려웠고, SJG세종도 주주 영향평가와 보호방안 마련, 주주동의 여부에 따른 강화된 개별심사 부담을 떠안는 구조였다. 업계에서는 이 문제가 결국 모비어스의 상장 추진에 발목을 잡은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SJG세종과의 재무적 연결성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보유 현금은 23억원에 불과했지만 SJG세종에서 빌린 단기차입금은 100억원에 달했다. 여기에 SJG세종은 RCPS 발행과 계약 이행을 위해 총 229억원가량의 보증까지 제공했다. 모비어스가 자체 현금과 신용만으로 운영·조달 구조를 지탱하기보다 최대주주의 대여와 신용 보강에 의존한 셈이다. 사업 영역이 분리돼 있더라도 자금조달과 계약 이행의 핵심 고리를 최대주주가 쥔 구조는 상장심사에서 재무적 독립성을 설득하는 데 불리하게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특수관계자 매출도 늘었다. 지난해 SJG세종과 계열사를 상대로 한 매출은 43억원 가량으로 전체 매출의 13.5%를 차지했다. 이 가운데 SJG세종 본사 매출은 약 29억원이었다. SJG세종과 계열사가 주요 매출처인 동시에 SJG세종이 최대주주·차입처·보증 제공자 역할까지 맡은 만큼, 최대주주와의 거래를 걸러낼 이사회 승인·감시 체계도 심사 부담을 키운 대목으로 꼽힌다.
모비어스 자체의 재무 여력도 취약했다. 지난해 말 자기자본은 마이너스 96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고, 순손실은 453억원을 기록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전년 말 104억원에서 23억원으로 감소했다. 매출 320억 원에 매출원가가 326억 원으로, 매출총손실도 2년 연속 이어졌다.
이번 상장 절차가 중단되면서 SJG세종이 모비어스 투자자들과 맺은 계약상 부담도 다시 부각됐다. SJG세종은 올해 1분기 모비어스 RCPS 119억1014만원어치를 추가 취득한 뒤 기존 보유분을 포함한 RCPS를 보통주로 전환했다. 다만 SJG세종은 올해 새로 투자한 119억원마저 모비어스의 계속된 영업손실 등을 이유로 전액 손상차손 처리했다. 장부상 투자 가치를 전부 제거한 것으로, 사실상 회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본 결과로 풀이된다.
RCPS가 보통주로 전환됐어도 투자자들과 맺은 주주간계약은 전환된 주식에 계속 적용된다. 계약에서 정한 상장기한까지 적격상장이 이뤄지지 않거나 특별상환이 제때 이행되지 않는 등 일정 사유가 발생하면 투자자들은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SJG세종은 일정 수익률을 보장하거나 매각되지 않은 지분을 인수해야 할 수 있다. 모비어스의 의무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도 연대해 부담하며, 보유 주식은 투자자들에게 담보로 제공돼 있다. 모비어스의 사용 가능한 현금이 10억원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면 자금을 대여해 이를 채워야 하는 약정도 있다. SJG세종이 이런 계약상 부담을 회계상 부채로 반영한 금액은 올해 1분기 말 164억2765만원에 달한다.
IB업계 관계자는 “모비어스는 SJG세종과 사업 영역은 구분돼 있지만 재무·계약 측면의 연결성이 높아 중복상장 예외 인정을 받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이번 철회로 단기적인 투자금 회수 경로가 좁아져 SJG세종은 남은 계약상 의무와 모비어스의 추가 자금 수요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