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돈잔치가 공포로 바뀌었다…코스피 운명 가를 ‘실적 슈퍼위크’

입력 2026-07-2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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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I 생성) (이미지=챗GPT)
▲(사진=AI 생성) (이미지=챗GPT)
AI 기대감에 사흘 연속 오르며 회복했던 코스피 7000선이 하루 만에 무너졌다. 빅테크의 천문학적인 설비투자가 성장 동력보다 수익성 부담으로 인식되면서 외국인 매수세도 급격히 식었다. 국내 증시를 끌어올리던 핵심 동력이 오히려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돌아섰다. 이번주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의 실적은 대규모 투자가 실제 이익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달 25일 8930.30에서 이달 24일 6690.62로 한 달 사이 2239.68포인트 떨어졌다. 하락률은 25.08%다.

최근 7000선을 회복하며 살아나던 상승 기류는 하루 만에 급격히 식었다. 코스피는 20일부터 23일까지 사흘 연속 올라 7096.89를 기록했다. 그러나 24일 미국·이란 전쟁 재확산과 빅테크의 AI 투자 수익성 우려가 겹치며 5.72% 급락했다. 7000선도 하루 만에 다시 내줬다.

이번 급락은 코스피의 7000선 회복이 시장 전반의 체력 회복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음을 드러냈다. 외국인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린 반등에 가까웠다.

외국인은 20일부터 23일까지 코스피에서 2조3035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2조7992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이 매물을 쏟아내는 동안 외국인 자금이 시가총액 상위 반도체주에 몰리며 지수만 빠르게 회복한 셈이다. 외국인이 돌아서자 반등도 곧바로 무너졌다. 24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3조2685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도체 주가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20일 24만4000원에서 23일 27만원까지 10.66% 올랐다. 그러나 24일 24만9500원으로 밀리며 사흘 상승분의 78.85%를 하루 만에 반납했다. SK하이닉스는 20일 176만4000원에서 23일 191만9000원까지 8.79% 올랐지만 24일 175만9000원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25일과 비교하면 삼성전자는 30.40%, SK하이닉스는 39.70% 하락한 상태다.

반도체 업황 자체가 갑자기 나빠진 것은 아니다. 달라진 것은 빅테크의 AI 투자를 바라보는 시장의 평가다. 그동안 데이터센터 투자가 늘면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메모리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는 기대가 강했다.

그러나 알파벳과 테슬라 실적 이후 이 공식에 균열이 생겼다. 투자 규모는 커졌지만 잉여현금흐름과 수익성이 악화하자 시장은 AI 투자의 양보다 회수 가능성을 따지기 시작했다. 투자 확대가 반도체 주문 증가로 이어지더라도 빅테크의 이익이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향후 투자 속도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번 주 AI·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이 같은 우려가 과도했는지를 가를 시험대다. SK하이닉스 실적에서는 HBM 수요와 가격 상승세의 지속 여부가 핵심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는 대규모 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 확인돼야 한다. 실적이 투자 부담을 상쇄할 만큼 성장성을 입증하면 외국인의 반도체 매수도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반대로 비용 증가가 이익과 현금흐름을 압박한다는 신호가 반복되면 AI 투자 확대 자체가 국내 증시의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실적 발표를 통해 설비투자 확대와 반도체 수요 지속 여부 확인이 업종 투자심리를 좌우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예정된 만큼 기업 실적과 매크로 이벤트가 맞물리는 슈퍼위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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