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일 만에 원구성 완료…하반기 국회 ‘입법 전쟁’ 예고

입력 2026-07-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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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산자·국토위원장 확보…반도체 지원·주택공급 놓고 정부·여당과 주도권 경쟁
법사위는 보완수사권 폐지 정면충돌…정쟁 넘어 경제·민생 성과 낼 협치가 관건

▲2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소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소위에서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포함해 형사소송법 개정안 심사를 이어간다. (연합뉴스)
▲2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소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승원 의원이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소위에서는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등을 포함해 형사소송법 개정안 심사를 이어간다. (연합뉴스)

2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이 개원 54일 만에 사실상 마무리되면서 멈춰 있던 상임위원회별 입법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등 경제·산업 핵심 상임위원장을 국민의힘이 맡은 반면, 법제사법위원회는 더불어민주당이 확보하면서 주요 정책을 둘러싼 여야 간 주도권 싸움이 상임위별로 분산되는 구도가 형성됐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회는 국민의힘 몫인 교육·외교통일·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보건복지·정보·국토교통위원장 6명을 선출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이 산자위원장을, 유의동 의원이 국토위원장을 각각 맡았다. 성평등가족위원장은 후속 절차를 거쳐 별도 선출될 예정이다. 이로써 민주당이 지난달 30일 자당 몫 11개 상임위원장을 먼저 선출한 뒤 이어졌던 ‘반쪽 국회’도 정상화 수순에 들어갔다.

하반기 국회의 첫 번째 경제 입법 전장은 산자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산자위는 반도체와 첨단산업, 에너지 수급, 전력 인프라,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관할한다. 특히 지난 2월 제정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다음 달 11일부터 시행되면서, 정부 지원이 산업 현장에 얼마나 신속하게 연결될지가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반도체특별법에는 반도체 클러스터 지정과 전력망·용수망·도로망 확충, 예비타당성조사 특례, 특별회계 설치 등의 내용이 담겼다. 기본 지원 체계는 마련됐지만 실제 전력과 용수 공급, 인허가 단축, 세부 지원 대상 등을 둘러싼 후속 입법과 예산 심사는 남아 있다. 전력반도체를 지원 대상에 명시하는 개정안도 지난 4월 산자위에 회부돼 있다.

여당은 정부의 산업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재정 지원과 인프라 구축 속도를 높이겠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규제 완화와 기업 투자 촉진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이 산자위원장을 맡은 만큼 법안 상정과 회의 운영 과정에서 일정한 협상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위원 구성에서 다수를 차지한 민주당과의 협의 없이는 주요 법안 처리가 쉽지 않다.

국토위에서는 주택 공급과 부동산 규제를 둘러싼 여야의 정책 노선이 정면으로 맞붙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 공급·주택금융·부동산세제를 주제로 공개 토론회를 잇달아 열고 정책 방향을 재정비하고 있다. 주택 공급 확대 필요성에는 여야가 공감하지만 재건축·재개발 규제와 금융 규제, 세제 개편을 놓고는 접근법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재건축 규제 완화와 민간 주도 공급 확대, 정비사업 기간 단축 등을 앞세울 가능성이 크다. 반면 민주당은 투기 수요 억제와 실수요자 보호, 공공의 공급 책임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계부채 관리와 대출 규제가 공급 정책과 맞물려 있는 만큼 국토위뿐 아니라 정무위·재정경제위원회와의 정책 조율도 필요하다.

특히 국토위원장에 유 의원이 선출되면서 야당이 부동산 정책 논의의 의사봉을 쥐게 됐다. 정부가 후속 공급 대책을 법률 개정으로 뒷받침하려면 야당 소속 위원장과의 협상이 불가피하다. 공급 대책의 속도와 시장 안정 효과가 국토위의 법안 심사 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가장 치열한 충돌이 예상되는 곳은 법사위다. 법사위는 고유 사법개혁 법안을 심사하는 동시에 다른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의 체계·자구를 검토하는 사실상의 최종 관문이다. 민주당은 후반기 법사위를 조기에 가동해 검사의 보완수사권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 심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는 23일에도 ‘검사는 수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토대로 조문 개정 작업을 진행했다. 민주당안은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직접 보완수사권을 폐지하고 경찰에 대한 보완수사요구권만 남기는 내용이 핵심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경제범죄와 민생범죄에서 수사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직접 보완수사권 존치를 요구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위원장 자리를 어느 당이 맡았는지도 중요하지만 실제 법안 처리는 상임위 다수와 정부 협조가 함께 작동해야 가능하다”며 “후반기 국회의 성패는 정쟁성 법안의 속도전보다 반도체·주택·에너지 등 경제 현안에서 가시적인 타협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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