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군사적ㆍ비군사적 기여 압박"
로이터 "위험한 선례가 될 우려 남아"

미국 국무부 장관이 호르무즈 해협에 해군 자산을 파견해 민간 선박의 안전 통항에 기여하는 것을 두고 “아시아 동맹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간접적으로 군함 파견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AP통신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장관은 22일(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 아세안(ASW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교장관회의에 나서 이같은 취지로 말하고 “그들은 중동에서 공급되는 석유와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루비오 장관의 이런 발언은 조현 외교부 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마친 이후에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루비오 장관은 취재진이 ‘한국 등 아시아 동맹국들에 해군 자산이나 다른 것의 기여를 요청했나’라는 물음에 “오늘 그런 요청을 하지는 않았다”고 답했다. 전날 청와대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브리핑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군함 파견 등 구체적인 기여 요구가 새로 제기되지는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루비오 장관은 “이 해협은 이 지역(아시아) 많은 국가에 여전히 중요한 에너지 공급원”이라며 “따라서 우리는 그들이 이 노력에 동참하는 것이 그들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루비오 장관이 직접적인 파병 또는 기여 등을 언급하지 않았으나 간접적인 압박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루비오 장관은 “오늘은 직접 요청하지 않았지만, 과거에 그들과 그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며 “각국은 이를 승인받기 위해 거쳐야 할 제약들이 다르다. 어떤 나라는 입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어떤 나라는 (행정부) 단독으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우리는 확실히 여러 국가에 이 문제를 제기해왔다”며 “우리는 그들이 그렇게 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지만, 그렇게 한다면 유익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루비오 장관은 "이들 국가 중 일부는 기뢰 제거나 유사한 분야에서 특별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따라서 그들이 이 노력에 동참한다면 매우 좋을 것이며, 일부 국가는 결국 그렇게 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CNA통신은 "한국과 일본의 해군 파견을 직접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동참 필요성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발언"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은 "한국을 지목해 파병을 요구하지는 않았지만,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명분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는 군사적·비군사적 기여를 압박하는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란의 호르무즈 통제가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세계 다른 지역에 위험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로이터 보도에는 한국 해군이나 한국의 파병 문제는 직접적으로 등장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