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도 QR 찍고 결제"...정부, '원화 국제화' 추진

입력 2026-07-19 12:00

기사 듣기
00:00 /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정부, ‘원화 국제화 로드맵’ 발표
"원화, 규제 통화서 자유교환 통화로...잠재성장률 높일 정책 전환"

(연합뉴스)
(연합뉴스)

정부는 원화를 규제통화에서 자유교환통화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한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한 데 이어 한국은행에 역외원화결제망을 새롭게 구축하는 게 핵심 골자다. 또한 외국인이 현지에 있는 자국 주요 은행에서 원화계좌를 튼 뒤 다른 외국인과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재정경제부는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 외환 당국과 함께 이런 내용을 담은 '원화 국제화 로드맵'을 19일 발표했다. 이형렬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브리핑에서 "그동안 우리 외환 정책이 외환위기를 예방하는 데 전제를 뒀다면, 원화 국제화는 국제화로 누릴 수 있는 경제적 혜택을 모두 누리겠다는 정책 전환을 의미한다"며 "1999년 외국환거래법 제정 이후 가장 역사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규제에 묶여 있던 원화의 국제적 위상을 우리 경제 규모에 걸맞게 격상시키겠다는 것이 이번 '원화 국제화 로드맵'의 목표다. 장기적으로는 잠재 성장률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외환위기를 방지하는 차원을 넘어 원화의 국제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선회하는 것이다. 주식 시장의 크기가 글로벌 체급으로 커졌고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까지 된 상황에서 원화 국제화를 더는 연기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깔렸다.

정부는 이를 위해 인프라 및 제도 개선, 수요 확충, 유동성 공급 확대, 다층적 리스크 관리체계 구축 등 4대 추진전략을 중심으로 세부 과제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새벽 2시까지 운영하던 은행 간 외환시장은 지난 6일부터 24시간 운영 체제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주말과 1월 1일을 제외하고 월요일 오전 6시부터 토요일 오전 6시까지(미국 서머타임 기준) 거래가 이뤄진다. 정부는 내년 1월부터 국내은행의 야간시간 원활한 거래 참여를 위해 매매기준율 산정방식을 시장평균환율(MAR) 방식에서 간가중평균환율(TWAP) 방식으로 바꾼다.

한은은 역외원화결제망(가칭)을 새로 도입한다. 이 시스템이 마련되면 외국인 투자자는 해외에 등록된 '역외원화결제기관'에 원화 계좌를 만드는 것만으로 국내에 계좌를 트지 않고도 외국인끼리 원화를 자유롭게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오는 9월 시범 운영을 진행한 뒤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될 방침이다.

디지털 자산 결제 인프라도 갖춘다. 원화 표시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유통·거래 근거를 마련하고 한은 기관용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연계한 국채 토큰화 실증 시범사업도 내년 추진한다. 국제결제은행(BIS) 주도로 8개국 중앙은행이 참여하는 디지털 국경 간 결제 프로젝트 '아고라'에도 정식 멤버로 참여한다.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 등 한국 주식이나 채권에 손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제도도 개선한다. 현재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자본 분야 과제 25개 중 22개를 완료했다. 나머지 증권거래·결제 자동화 인프라 구축, 투자자 등록 개선, 영문공시 확대 등도 올해 하반기나 내년 완료할 계획이다.

주요 교역국과 자국 통화로 수출입대금을 지급하는 현지통화 직거래 체계(LCT) 구축을 추진한다. 2024년 인도네시아와 직거래 체계를 출범했는데, 잠재적으로 수요가 큰 국가로 확대를 검토한다. 국가 간 QR코드 결제 연동과 원화 기반 결제망을 확대한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금융 앱 QR코드만으로 현지에서 바로 결제할 수 있어 별도 환전이 필요 없어지고 카드 수수료 부담도 줄어든다.

정부는 원화 유동성 공급 방안도 함께 내놨다. 야간에 역외 결제 유동성이 부족해질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1단계로 외국환은행이 해외 금융기관에 오버드래프트(일시차입) 방식으로 제한 없이 원화를 공급할 수 있게 규정을 정비한다. 그 후 한은이나 정부 외평기금(외국환평형기금)이 유동성을 추가 공급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정부는 외환시장 안전판을 다층적으로 수립해 관리한다. 공공부문의 외화자산을 유사시 외화 유동성 공급수단으로 쓰는 '제2의 외환보유액'으로 활용한다. 궁극적으로는 외환 건전성 관리체계를 역외 원화 시장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앞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국내 영향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재정·통화·금융감독·거시건전성 등 거시경제 정책 간 유기적 대응 체계를 강화한다.

이 국장은 "그동안 외환정책은 국제화를 통해 누릴 수 있는 잠재 혜택을 포기하면서 외환위기를 예방하는 것이 전제였다"며 "원화 국제화는 포기했던 경제적 혜택을 모두 다 누리겠다는 정책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외국인이 주저함 없이 원화를 보유하고 자유롭게 활용하도록 만들어 원화 자산에 투자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이라며 "이 정책 전환은 잠재 성장률을 상승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외환 정책이 전환된다는 역사적인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물길 막히자 트럭 수천 대에 실어 운반⋯중동 원유길 다시 그린다 [호르무즈 전면전 위기 재점화]
  • ‘꿈의 IPO’ 한 달 만에…스페이스X, 공매도 표적 됐다
  • 피지컬 AI, 인간 대신 취업…제조업 고용 24개월째 감소 [AI역설 고용한파]
  • 월가, 중국 ‘문샷AI 쇼크’ 우려…美반도체주 약세장
  • "혼자 살지만 갓생"⋯ N잡 뛰며 경제 불안 지운다 [2026 나혼산리포트]
  • "목동 움직인다"⋯재건축 가속에 거래·집값 '꿈틀'
  • '영끌' 막히고 이자 폭탄까지…실수요자 덮친 '대출 가뭄'
  • TSMC, 또 역대급 실적…ASML도 연간 전망 상향에 힘 잃는 ‘반도체 정점론’
  • 오늘의 상승종목

  • 07.16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5,212,000
    • +0.77%
    • 이더리움
    • 2,756,000
    • +1.06%
    • 비트코인 캐시
    • 320,500
    • -0.77%
    • 리플
    • 1,616
    • +0.5%
    • 솔라나
    • 112,200
    • +1.36%
    • 에이다
    • 245
    • -0.41%
    • 트론
    • 481
    • +0.63%
    • 스텔라루멘
    • 275
    • +0.73%
    • 비트코인에스브이
    • 19,590
    • -0.56%
    • 체인링크
    • 12,330
    • +1.15%
    • 샌드박스
    • 69.88
    • +0.0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