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급지표 악화…정부 ‘속도전’ 승부수, 실행력이 관건 [부동산 정책 윤곽 ②]

입력 2026-07-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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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허가·착공 감소세…공급 선행지표 부진
사업성·금융지원 없인 공급 확대 한계
비아파트·모듈러 활성화도 암초 곳곳

서울의 주택 공급 지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정부가 3기 신도시 착공을 앞당기고 도심 유휴부지 개발에 속도를 내는 등 공급 확대에 본격 나섰다. 하지만 인허가와 착공 시기를 앞당기는 것만으로 사업 속도가 빨라지는 것은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기반시설 확충과 사업성 개선, 금융 지원 등 후속 과제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19일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의 누적 주택 인허가는 1만9052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수도권도 5만7765가구로 4.0% 줄었다. 같은 기간 서울의 누적 착공은 9630가구로 10.7%, 아파트 착공은 6615가구로 25.3% 감소했다.

이에 정부는 3기 신도시 주요 지구의 착공 시기를 최대 2년 앞당기고, 태릉·과천 등 도심 공급사업도 조기 추진할 계획이다. 상업·학교용지 등 비주택용지의 주거 전환과 비아파트 공급 확대도 추진할 방침이다.

다만 공급 확대의 핵심인 3기 신도시는 지구계획과 토지보상 절차를 단축해 단순히 착공을 서두르는 것만으론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광역교통망과 학교,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이 착공 일정에 맞춰 조성돼야 하고 최근 급등한 공사비와 사업비를 감당할 재원 확보도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착공이 이뤄지더라도 실제 입주 시기는 당초 계획보다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도심 공급사업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태릉CC와 과천 정부청사 유휴부지 등은 관계기관 이전과 주민 반발, 교통·환경 영향평가 등 복합적인 변수가 얽혀 있다. 착공 목표를 앞당기더라도 이런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입주 시기를 단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도 절차 단축만으로는 공급 속도를 높이기 어렵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사업성을 좌우하는 이주비 대출과 공공기여 부담은 물론 임대주택 의무 비율,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이 사업 추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가 주최한 주택공급 확대 토론회에서는 금융 규제가 공급 확대의 걸림돌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특히 참석자들은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아파트에 아파트와 동일한 대출 기준을 적용하면서 사업성이 악화돼 착공이 중단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별도의 보증과 정책금융 상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부가 검토 중인 비주택용지의 주거 전환 역시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상업·학교용지 등을 주택용으로 전환하면 공급 물량을 늘릴 수 있지만 실제 확보 가능한 부지 규모가 제한적인 데다 토지 가격과 기반시설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상업·업무 기능이 과도하게 축소될 경우 도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공급 방식 다변화도 과제다. 정부는 공기를 단축할 수 있는 모듈러주택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공공 발주 확대만으로는 산업 육성에 한계가 있다고 본다. 고층 모듈러 건축을 위한 제도 정비와 표준화 등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결국 공급 확대의 성패는 실행력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은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와 서울시의 공급 정책 방향이 일부 다른 만큼 많은 사업이 추진 과정에서 일정 부분 지연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 수요가 집중된 상황인 만큼 공급 확대 효과를 높이려면 수요가 원하는 주택을 적기에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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