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막혀 내 집 마련 어렵다”…부동산 대토론회 앞두고 요구 봇물

입력 2026-07-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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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정책 제안 2222건 접수⋯주택금융 분야 多
생애최초·청년·신혼부부 중심 “대출 문턱 낮춰야”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막히고 지방은 규제 부담 가중

▲19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고성준 기자 joonko1@)
▲19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강남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고성준 기자 joonko1@)

“자녀 교육 문제로 반전세로 이사했지만 1주택자 관련 정책으로 임대인이 실거주를 결정하면서 계약을 갱신하지 못했고 결국 다시 이사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2년 전과 달리 전·월세 물량이 크게 줄고 전세 보증금이 급등하면서 월세 부담도 커진 데다 1주택자 전세대출 제한까지 겹쳐 마땅한 전셋집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부동산 토론회 제안자 A씨)

“청년·신혼부부의 내 집 마련을 포기하게 만드는 부동산 정책은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상환 능력이 충분한 사람조차 대출을 받지 못해 계약을 포기하거나 더 열악한 주거 환경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에서 결혼하고 일하며 아이를 낳아야 하는 실수요 청년 부부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제안자 B씨)

23일 예정된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앞두고 무주택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대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와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층에 대해서는 획일적인 금융 규제 적용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부동산 대국민 토론회 온라인 정책 제안 창구에는 20일 오후 1시 기준 총 2222건의 국민 제안이 접수됐다. 분야별로는 주택담보대출 등 주택금융 관련 제안이 1024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택공급(653건), 부동산세제(541건)가 뒤를 이었다.

제안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 금융 분야에서는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의 대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가 집중됐다. 정부가 은행권 가계대출 총량 관리 기조를 강화하면서 대출 문턱이 높아졌고 이로 인해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져서다. KB국민은행은 주담대 한도를 기존 6억원에서 3억원으로 낮췄고 우리은행은 주택 관련 대출의 영업점별 월 취급액을 기존 30억원에서 10억원으로 축소했다.

이런 배경에 온라인 창구에는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기존 수준으로 복구해야 한다는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이와 함께 은행권의 대출 총량 관리로 한도가 급격히 축소되면서 시장 혼선이 커졌고 잔금 납부를 앞둔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들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계약금 손실 위험에까지 내몰리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부의 비거주 1주택자 전세대출 규제 방안에 대한 개선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전세 가격 상승에도 보증 및 대출 한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실수요자의 주거 불안이 커지고 있어서다. 특히 직장 이동이나 자녀 교육 등 불가피한 사유로 전세 거주가 필요한 1주택자의 경우, 전·월세 시장 불안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전세대출까지 제한될 경우 주거 선택권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지의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크다. 현재 규제지역에서는 1주택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40%, 다주택자는 0%로 제한되고 대출 한도 역시 최대 6억원으로 묶여 있다. 이에 따라 정비사업 이주 과정에서 추가 주택 구매나 임시 거처 마련을 위한 자금 조달이 어려워 실수요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문제는 14일 진행된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된 바 있다. 토론회 당시 김명희 신길2지구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위원장은 “이주하려면 임시로 갈 집 전세금도 마련해야 하고, 철거 예정 주택의 전세금 반환도 해야하기 때문에 이주비 대출이 꼭 필요하다”며 “신속한 공급을 얘기하면서 꼭 필요한 자금줄을 막은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지방과 수도권 간 차이를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부동산 규제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정부가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내놓은 고강도 대출 규제가 지방에도 똑같이 적용되면서 지역별 시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서울을 기준으로 설계된 정책이 지방 주택시장에는 과도한 규제로 작용하고 있다는 반발이 제기됐다.

본지 자문위원인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토론회를 통해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더욱 바람직한 방향을 찾았으면 한다”며 “지난 1년간 부동산 정책은 수요 억제와 규제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규제 강화만으로는 시장 안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주택 가격은 수요뿐 아니라 공급, 금리, 시장 심리 등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 만큼 실수요자의 거래까지 위축시키는 일률적인 규제는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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