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 껐지만, 매장은 닫혔다…홈플러스, 영업 재개 '안갯속'

입력 2026-07-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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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 기반 복구·협력사 재협상까지 '첩첩산중'
점포당 재고 확보 비용 30억~40억원 추산
핵심 점포 중심 단계적 영업 재개 방안 거론

▲신태현 기자 holjjak@
▲신태현 기자 holjjak@

파산 위기에 내몰렸던 홈플러스가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 확보 가능성이 커지며 회생의 실마리를 되찾았다. 다만 상품 공급과 점포 운영 기반을 복구해야 하는 만큼 영업 재개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그룹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홈플러스에 대한 2000억원 규모의 DIP 대출 안건을 논의했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MBK는 대출이 최종 의결되면 전액 연대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대출이 실행되면 홈플러스는 즉시항고를 거쳐 회생절차 재개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회생절차를 다시 밟는 것과 매장 문을 여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운영자금 고갈로 13일부터 전국 대형마트와 본사 업무가 중단된 데다 상당수 매장의 상품이 빠져 있어 정상 영업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매장을 다시 가동하려면 먼저 전기와 수도, 가스 등 필수 시설부터 정상화해야 한다. 일부 점포에는 단전·단수 통보가 이뤄진 만큼 관련 사업자들과 미납 비용과 공급 유지 방안을 협의해야 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시설 문제가 해결되더라도 텅 빈 매대도 다시 채워야 한다. 통상 대형마트 한 곳에는 1만여 개 상품군이 진열된다. 업계에서는 상품 구색과 적정 재고를 확보하는 데 점포당 30억~40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 67개 점포를 동시에 재가동하려면 상품 확보 비용만으로도 2000억원을 웃돌 수 있다.

이에 홈플러스가 매출 규모와 상품 수급 상황을 고려해 핵심 점포부터 순차적으로 영업을 재개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긴급 운영자금을 상품 매입에만 투입할 수 없는 점도 변수다. 지난달 말 기준 홈플러스의 급여 체불액은 330억원대다. 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는 미지급 퇴직금 649억원도 공익채권으로 분류돼 있다. 급여와 퇴직금에만 약 1000억원이 필요한 만큼 공공요금과 상품 매입에 활용할 재원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협력업체가 다시 물건을 공급할지도 미지수다. 홈플러스가 납품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면서 주요 식품·생활용품 업체들은 수개월 전부터 공급을 줄이거나 중단해왔다. 기존 미지급 대금과 향후 거래 조건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으면 매장 시설을 정상화하더라도 상품 구색을 갖추기 어렵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현재 매장들이 비어 있어 다시 상품을 채워야 손님을 맞을 수 있다"며 "수천 개 협력업체와 공급 조건을 재협의하고 전기와 물, 가스 등 단전·단수 문제까지 해결돼야 영업 재개 일정을 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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