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AI 거점 넘어 첨단 제조도시로 도약" [메가프로젝트 현장을 가다 ②-2]

입력 2026-07-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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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북도 구미시 국가산업단지 인근 반도체 팹 유치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조유정 기자 youjung@
▲경상북도 구미시 국가산업단지 인근 반도체 팹 유치를 촉구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조유정 기자 youjung@

구미시는 반도체 팹과 첨단 제조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피지컬 AI 제조 거점에 만족하기보다 AI와 반도체를 연결해 종합 첨단 제조도시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14일 구미시와 산업계 등에 따르면 구미는 삼성전자와 LG 계열사의 생산기지를 중심으로 성장한 국내 대표 전자산업 도시로 꼽힌다.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전자·IT 제조업이 집적됐고 SK실트론, LG이노텍, 원익QnC, 월덱스, KEC 등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 309개사가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를 생산하는 대규모 반도체 팹은 없다. 정부 메가프로젝트에서도 차세대 반도체 팹 거점은 광주 군공항 부지로 결정됐다.

구미시는 로봇과 자율제조, AI 데이터센터 등 피지컬 AI 산업이 확대될수록 반도체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만큼 AI 제조기업과 반도체 팹을 함께 유치해야 산업 생태계가 완성된다고 보고 있다. AI 제조 거점이 기존 제조업을 고도화하는 역할이라면 반도체 팹은 새로운 기업과 협력업체를 끌어들이는 앵커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입지 경쟁력을 앞세워 기업 유치에 나서고 있다. 경북의 높은 전력 자립도와 낙동강 수계를 기반으로 한 풍부한 산업용수, 국가산업단지와 개발 중인 제5국가산업단지, 대구경북신공항 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여기에 첨단반도체 연구단지와 소재·부품 시험센터, 장비 테스트베드 등 연구개발 인프라 조성도 추진하며 첨단 제조기업 유치 기반을 강화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카드는 파격적인 입지 지원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제5국가산업단지에 들어설 반도체 팹에 산업용지를 3.3㎡당 1000원 수준에 공급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김 시장은 이달 1일 취임식에서 "대규모 반도체 팹이 당장 들어와 가동될 수 있는 최적의 준비를 마친 도시는 단연 구미"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구미시는 전체 산업용지 약 82만평(약 270만㎡)을 대상으로 할 경우 지원 규모가 약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초기 비용은 지방채와 재정을 활용해 부담하고 이후 기업 유치에 따른 법인세와 지방세 증가를 통해 회수한다는 구상이다.

공인중개사 A씨는 "산업용지를 3.3㎡당 1000원 수준에 공급하겠다는 건 단순히 땅값을 낮추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만큼 대형 제조기업을 반드시 유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앵커 기업이 들어와야 주변 기업도 함께 성장하고 산업 생태계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피지컬 AI는 기존 산업을 고도화하는 의미가 크지만 반도체 팹은 새로운 기업과 사람을 끌어들이는 산업"이라며 "공장 하나가 들어오면 건설 인력부터 협력업체까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결국 피지컬 AI 제조 거점을 발판으로 반도체 팹과 첨단 제조기업을 유치해 산업 생태계를 확장하는 것이 구미시의 다음 과제가 될 전망이다. 본지 자문위원인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기업은 결국 시장 논리에 따라 투자 지역을 선택하는 만큼 지자체는 전력과 용수, 산업단지 등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여야 한다"며 "기업이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꾸준히 조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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