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위액으로 가능성 먼저 검증해 실패비용 줄여…9월 결과 뒤 실제 소 실증 판단

정부가 2024년부터 저메탄 사료를 쓰는 농가에 직불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할 메탄저감제 개발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후보물질의 저감 효과를 검증하는 데 최대 1억원이 들고 실패 위험까지 기업이 떠안는 구조가 기술 개발의 문턱으로 작용해서다. 정부가 올해 처음 실제 소를 이용한 고비용 실증에 앞서 소 위액으로 가능성을 가려내는 ‘사전 시험대’를 마련하기로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7월 말까지 메탄저감 사료첨가제나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인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소 위액 활용 테스트베드’ 참여 기업을 모집한다고 13일 밝혔다. 제품 단위로 최대 3개를 선정하며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우선 지원한다.
핵심은 메탄저감제 개발 과정에서 비용 부담이 큰 실제 소 실증에 들어가기 전 실패 가능성을 먼저 걸러내는 데 있다. 지금까지는 기업이 후보물질을 개발한 뒤 소 위액 실험과 실제 소를 활용한 실증시험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했다. 메탄 저감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실험비가 최대 1억원에 달하는 데다 효과가 충분하지 않으면 투자비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앞으로는 정부가 소 위액을 활용한 시험을 먼저 지원해 메탄 발생량 변화와 총 가스 발생량 등을 분석한다. 기업은 이 결과를 받아 수천만원이 드는 실제 소 실증시험까지 이어갈지를 결정할 수 있다. 농식품부가 지원 대상을 선정하고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이 시험 기준을 마련·관리하며 농협 축산연구원이 소 위액 실험을 맡는다. 후속 실증시험을 추진할 경우 서울대·건국대·순천대에서 진행한다. 8월 초 대상 기업을 선정해 9월 중 결과를 통보할 계획이다.
정부가 개발 단계에 직접 손을 대는 것은 ‘농가 지원은 시작됐지만 쓸 수 있는 기술은 부족한’ 간극 때문이다. 축산분야 온실가스의 절반가량은 소가 사료를 소화하는 장내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이 차지한다. 정부는 2024년부터 저탄소 농업프로그램을 통해 저메탄 사료를 급여하는 농가를 지원하고 있지만 메탄저감제 개발과 보급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정부 자료에는 2024년 10월 3-NOP 1종이 개발된 것이 주요 성과로 제시돼 있다.
3-NOP는 소의 반추위에서 메탄 생성을 억제하는 대표적인 메탄저감 사료첨가제 성분이다. 해외에서는 관련 제품의 상용화가 이미 진행돼 로이터는 2024년 6월 당시 대표적인 3-NOP 제품인 보베어(Bovaer)가 59개 시장에 진출해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도 저메탄 사료 보급을 본격화하려면 특정 성분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후보물질을 실제 제품으로 연결할 개발 기반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다만 올해 지원 규모가 최대 3개 제품에 그치고 정부 지원도 소 위액을 이용한 초기 검증 단계까지인 만큼 당장 메탄저감제 시장이 크게 넓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업의 성패는 비싼 소 실증에 들어가기 전 가능성 있는 기술을 얼마나 제대로 선별하고, 이를 실제 상용 제품까지 이어가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이재식 농식품부 축산정책관은 “저메탄사료는 축산분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핵심 수단이지만, 이를 뒷받침할 국산 메탄저감제의 개발과 보급은 아직 초기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테스트베드 사업이 기업의 개발 부담을 줄이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