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년 조선 기술력 ‘고체수소’ 개발에...“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기업 도약”

입력 2026-07-1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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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기자재 제조·공급 성원기업, '고체수소 저장기술'로 영역 확장
-수소저장합금 활용한 ‘저압·대용량 고체수소 저장기술’이 핵심 경쟁력
-"고체수소 저장 및 활용 기술 국산화...글로벌 친환경 에너지 시장서 새로운 가치 창출"

▲정종태 성원기업 대표이사가 9일 부산 강서구에 있는 성원기업 공장에서 고체수소 저장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노비즈협회)
▲정종태 성원기업 대표이사가 9일 부산 강서구에 있는 성원기업 공장에서 고체수소 저장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노비즈협회)

"해상형 수소 에너지저장 시스템, 산업용 수소 저장·운송 분야를 아우르는 토탈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

부산 강서구에 있는 조선·해양플랜트 기자재 전문기업 '성원기업'. 9일 이곳에서 만난 정종태 대표는 "기존 조선·해양 분야의 제조 역량에 수소에너지 기술을 더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성원기업은 선박 의장품, 밸브, 배관 자재, 해양플랜트 기자재 등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이다. 최근엔 탄소 중립 전환기를 맞아 수소저장합금 기반의 에너지 기술에 투자하며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성원기업은 1992년 조선·해양플랜트 기자재를 제조·공급하는 업력 34년 차 기업이다. 이날 정 대표가 소개한 공장 한쪽에서도 선박에 들어가는 핵심 모듈 유닛이 제작되고 있었다.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HD현대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공급망을 구축하는 기술강소기업으로 매출 규모는 약 500억원(작년 기준)이다.

성원기업이 선박 기자재와 함께 새 성장 동력으로 공들이는 분야는 '고체수소 저장기술'이다. 고체수소는 금속합금에 수소를 붙잡아 저장하는 기술이다. 영하 253도의 초저온 저장이 필요한 액화수소와 달리 비교적 낮은 압력에서 저장이 가능하고, 냉각 기술이나 비용 부담도 적다. 액화수소가 기화·누출 위험이 있는 것과 달리 고체수소는 이같은 위험도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정 대표는 "친환경 에너지의 전환기에 어느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탄소 중립 실현의 수단으로 수소 에너지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판단해 공격적인 투자와 기술 개발 역량을 투입했고, 고체수소 분야에 역량을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핵심 경쟁력은 수소저장합금을 활용한 ‘저압·대용량 고체수소 저장기술’이다. 기존 고압 압축 및 액화 방식과 달리 10배(10bar) 저압·상온 환경에서 안전하게 오랜 기간 고밀도로 수소를 저장할 수 있어 폭발 위험성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성원기업은 자체 연구 역량과 한국생산기술연구원으로부터의 기술 이전을 바탕으로 기술 고도화를 추진 중이다. 이미 10kg급 고체수소 저장시스템 개발을 마치고 한국가스안전공사(KGS)의 제품 검사를 통과했다. 최근엔 40kg(1.0㎥) 규모의 대용량 시스템 실증도 완수했다. 방일호 성원기업 연구소장은 "내년엔 50㎏, 2028년엔 100㎏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관련 실증이 끝나면 본격적인 투자와 마케팅 활동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 대표는 기술력에 '진심'이다. 2006년 기업부설연구소를 설립한 이후 조선 기자재 분야의 핵심 부품과 친환경 에너지 기술 개발에 집중해 왔다. 특히 선박용 밸브와 LNG 기자재, 용접 모니터링 기술 등 기존 주력 제품의 성능 향상과 품질 고도화를 추진했다. 2021년부터는 수소저장합금 및 열관리 시스템 개발에 전문 인력을 두며 연구 역량을 강화했다. 고체수소 연구 분야의 핵심은 고체수소 저장합금과 저압 고체수소 저장용기, 열관리 시스템 등이다. 정 대표는 "기존 조선·해양 분야의 제조 기술과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융합한 차세대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수소저장합금 플랫폼을 중·고압 영역까지 확장해 수소 모빌리티, 분산형 발전, 산업용 수소 저장·운송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어려움도 적지 않다. 정 대표는 "수소저장합금 기반 저압 저장 방식은 기존 고압·액화 중심의 인증 기준과는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새로운 기술이 나왔는데 그에 맞는 인증 기준이 없어 상용화가 지연되는 상황"이라며 "동해·삼척 수소특화단지 등 공공 실증 인프라에 대한 중소기업의 접근성을 높여 준다면 초기 시장 진입과 기술 고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원기업은 고체수소 저장·활용 기술력의 국산화로 글로벌 수소 산업의 핵심 기술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정 대표는 "국내에서는 국책 실증사업 참여 확대 등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또 북유럽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친환경 선박과 수소 인프라 시장에 진출해 수출 기반을 확대,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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