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교부금 개편에 교육감들 반발…“교육재정 근간 흔들지 말라”

입력 2026-07-1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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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긴급회의 개최

▲정근식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이 10일 세종시 협의회 사무국에서 열린 시도교육감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정근식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이 10일 세종시 협의회 사무국에서 열린 시도교육감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전국 시도교육감들이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움직임에 집단 반발하고 나섰다. 현행 내국세 20.79% 연동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며 교부금 산정 체계 개편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10일 세종시 협의회 사무국에서 시도교육감 긴급회의를 열고 ‘미래교육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수호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번 회의는 8일 기획예산처와 교육부가 주관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토론회 이후 정부의 개편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교육감들은 이달 중순 예정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앞두고 개편안에 대한 반대 입장을 공식화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근식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장은 모두발언에서 “50년 넘게 대한민국 공교육을 지탱해 온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가 중대한 전환점에 놓여 있다”며 “일부에서는 학생 수 감소만을 앞세워 교육재정이 과도하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지만 이는 오늘의 공교육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생 수는 줄고 있지만 교육은 결코 줄어들지 않았다”며 “기초학력, 마음건강, 특수교육, 다문화교육, 디지털 전환, 학교 안전, 유보통합 등 공교육이 감당해야 할 책임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이날 회의 후 성명서를 통해 “충분한 사회적 합의 없이 반세기 넘게 유지돼 온 교육재정의 근간을 재정당국이 일방적으로 바꾸려는 시도에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국세 연동이라는 안정적 법정 재원 구조는 헌법적 가치를 뒷받침해 온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라며 “교부금 산정 방식이 매년 재정당국의 재량적 판단과 협의에 좌우되는 구조로 바뀐다면 교육재정의 안정성은 그해 국가 재정 형편이라는 변수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10일 세종시 협의회 사무국에서 시도교육감 긴급회의를 열었다. (제공=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는 10일 세종시 협의회 사무국에서 시도교육감 긴급회의를 열었다. (제공=대한민국교육감협의회)

학령인구 감소를 교육재정 축소의 근거로 삼는 데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협의회는 “병력이 감소한다고 국방비를 단순히 줄일 수 없듯 학령인구 감소를 교육재정 축소의 직접적 근거로 삼는 것은 단순한 산술로 복잡한 교육 현실을 재단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직원 인건비, 학교 운영비, 시설 안전·관리비 등 교육비의 상당 부분은 학생 수가 아니라 학교와 학급 단위로 발생하는 고정비용”이라며 “교육재정을 줄이겠다는 것은 곧 미래교육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교육청 곳간이 넘친다’는 재정당국의 주장도 반박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시도교육청 적립기금은 4년 만에 21조4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85.9% 감소했다. 담배소비세 일몰과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 전출, 고교무상교육 부담 전가, 재정분권 등을 고려하면 2027년 이후 매년 최대 8조8000억원의 재원이 추가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게 협의회의 주장이다.

협의회는 “재정당국은 ‘교육청 곳간이 넘친다’고 주장하지만 시도교육청 적립기금은 4년 만에 85.9% 급감했다”며 “당장 2027년부터 부채를 발행해야 할 시도교육청이 한 두 곳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정부가 유아교육과 고등교육, 평생교육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초·중등 교육재정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협의회는 “정부는 초·중등 교육재정의 몫을 추가로 덜어내 이들 영역에 투입하겠다고 한다”며 “이는 교육 전반의 동반 성장이 아니라 한쪽의 기반을 허물어 다른 쪽을 세우는 방식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부의 유아교육·고등교육·평생교육 투자 확대 방향 자체는 환영한다”면서도 “이는 교부율 20.79%를 허무는 방식이 아니라 안정적인 재원 확보를 통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정부에 △내국세 연동률 20.79% 유지 △교부금 개편에 대한 시도교육청과의 실질적인 협의 절차 마련 △재정 효율성이 아닌 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고려한 정책 결정을 요구했다.

협의회는 “교육에 쓰는 돈을 아끼는 나라는 결국 더 비싼 값을 치르게 된다”며 “내국세 연동과 교부율 20.79%라는 근간을 흔들려는 그 어떤 시도에도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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