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 압박 커진 농협, 중앙회 손보고 농가에 2200억원 푼다

입력 2026-07-08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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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독립·퇴직자 재취업 제한…16개 실천과제 가동
생산비·유통비·금융 부담 완화…청년농·고령농 지원 확대
8876억원 장기 연체채권 정리…전북 NH금융허브 추진

▲농협중앙회 본관 전경 (사진제공=농협중앙회)
▲농협중앙회 본관 전경 (사진제공=농협중앙회)

농협중앙회가 방대한 조직을 농업인 지원 체계로 돌리는 쇄신안을 내놨다. 감사 독립과 퇴직자 재취업 제한으로 중앙회 내부를 손보고, 생산비·유통비·금융 부담을 낮추기 위해 2200억원 규모의 농업인 경영안정 프로젝트를 동시에 가동한다. 농협개혁위원회 권고와 외부 개혁 요구가 이어지는 가운데 선제적 자구안을 앞세운 것이다.

농협중앙회는 8일 고강도 조직 쇄신을 골자로 한 ‘농협 대전환’ 방안을 수립하고 전사적인 실행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방안은 중앙회 운영 쇄신과 농업인 지원 역량 강화 등 두 축, 16개 과제로 구성됐다. 농협은 중앙회 기능을 농업인·조합원 중심으로 재편해 ‘조합원에게 힘이 되는 농협’, ‘농업소득 3000만원 시대를 주도하는 농협’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대전환이 단순 내부 혁신을 넘어 주목되는 이유는 농협의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올해 5월 말 기준 농협 계통조직은 조합원 204만명과 농·축협 1109개를 축으로 한다. 중앙회와 경제지주·금융지주, 교육지원·경제·금융 부문 계열사들이 맞물려 있다. 농협이 어디에 힘을 싣느냐가 농업 금융, 영농자재 공급, 산지유통, 농축산물 판매까지 현장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조직 쇄신의 핵심은 내부 통제다. 농협은 감사조직 독립성을 높이고 퇴직자 재취업 제한 등 인사 혁신을 추진하기로 했다. 적자 계열사의 체질 개선도 병행한다. 외부위원 중심의 범농협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해 윤리경영도 강화한다. 앞서 농협개혁위가 자체 개혁과제의 상당 부분을 이행 궤도에 올렸다고 밝힌 데 이어, 이번 방안은 이를 16개 실행 로드맵으로 묶어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가 있다.

다만 농협 개혁의 성패는 중앙회 내부를 얼마나 바꾸느냐에만 달려 있지 않다. 농업인과 조합원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으로 이어져야 한다. 농가 지원이 이번 대전환의 또 다른 축으로 들어간 이유다. 농협은 2200억원 규모의 ‘힘내라! 우리 농업’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비와 유통비, 금융 부담을 낮추는 지원을 추진한다. 청년농업인 영농 정착 단계별 지원 체계를 만들고 농촌지역 고령농업인 돌봄사업도 확대한다. 중앙회 기능을 농업인·조합원과 농·축협 중심으로 재편해 현장 지원 역량을 키우겠다는 취지다.

현장의 경영 여건은 녹록지 않다. 이상기후와 품목별 가격 변동에 농자재·인건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농가의 경영 불안은 커지고 있다. 농협이 생산비와 유통비, 금융 부담 완화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단순 조직 쇄신만으로는 개혁의 체감도를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 정부 농정과제와 연계한 새 소득원 확보에도 나선다. 햇빛연금 확산, 보급형 스마트팜 확대, 스마트APC 확산, AI도축로봇 도입이 대표적이다. 농축산물 판매 역량을 강화해 경제사업 활성화에도 속도를 낸다. 취약계층 포용금융 차원에서는 8876억원 규모의 장기 연체채권을 소각·감면하고, 전북권에는 지역 특화사업과 금융지원을 연계한 ‘NH금융허브’를 3분기 설치할 계획이다.

관건은 실행이다. 감사 독립과 퇴직자 재취업 제한은 중앙회 권한을 실제로 어디까지 내려놓느냐의 문제이고, 2200억원 지원은 농가가 체감할 만큼 생산비·유통비를 낮추느냐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농협 개혁이 선언에 그치지 않으려면 계열사 체질 개선 대상, 사업별 재원 배분, 현장 집행 일정이 뒤따라야 한다. 이번 대전환이 이미지 쇄신을 넘어 농업인 소득과 경영 안정으로 연결될지가 다음 시험대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이번 ‘농협 대전환’은 농협개혁위원회의 권고사항 조기 이행은 물론, 변화와 혁신에 대한 사회적 요구에 선제적으로 부응하기 위한 실천 전략”이라며 “16개 실천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농업인·조합원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농업·농촌 발전을 선도하는 농협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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