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낸드·팹리스 동시 추격…中, 반도체 위협 빨라진다 [중국 반도체 굴기 2026 上]

입력 2026-07-0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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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6-07-05 19: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中, DDR5 이어 HBM3·12단 양산 속도전
AI 반도체 생태계 추격 본격화
"HBM4까진 2~3년“
기술격차 좁혀지며 장기 경쟁 불가피

AI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국내 반도체 업계는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그러나 호황의 이면에서는 중국 반도체 산업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추격하고 있다. 과거 성숙 공정과 범용 제품에 머물렀던 중국 업체들은 정부 지원과 대규모 투자, 인재 확보를 바탕으로 메모리 분야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미 일부 영역에서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과 생산능력이 한국 기업을 위협할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AI 특수가 언젠가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었을 때 한국 반도체 산업이 어떤 경쟁 환경과 마주하게 될 것인지, 그리고 지금의 호황이 끝난 이후에도 기술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을지 살펴본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미국의 대중(對中) 반도체 제재에도 중국의 AI 메모리 반도체 굴기는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레거시 D램에 머물던 중국이 DDR5를 넘어 고대역폭메모리(HBM) 양산에 속도를 내면서 한국이 주도해 온 첨단 메모리 경쟁에도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한국과 중국의 D램 기술 격차를 3~5년 수준으로 보고 있지만, 국가 차원의 대규모 투자와 AI 시장 확대가 맞물리면서 HBM을 비롯한 첨단 메모리 경쟁이 예상보다 빨리 격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5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D램 기술은 여전히 한국보다 뒤처져 있지만 기술 격차는 지속적으로 좁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재 중국 최대 D램 업체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3세대(1z) 16나노 공정 기반 DDR5를 양산하고 있으며 한국은 6세대(1c)에서 7세대(1d) 공정으로 넘어가는 단계다. D램 공정이 1x·1y·1z(20나노급)에서 1a·1b·1c(10나노급)로 발전하는 점을 고려하면 양국의 기술 격차는 약 5년 수준으로 평가된다.

CXMT의 추격은 AI 시대 핵심 메모리인 HBM에서도 빨라지고 있다. 회사는 현재 HBM2(2세대)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한 데 이어 HBM3(4세대) 8단 양산을 추진하고 있으며 12단 HBM 투자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레거시 D램을 중심으로 성장했던 중국 업체들이 선단 공정 확보를 발판으로 HBM 시장까지 진입을 시도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독주하던 AI 메모리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HBM5(8세대) 기술을 공개했고 SK하이닉스 역시 HBM4(6세대) 양산 준비를 본격화하며 초격차 유지에 나서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중국이 HBM3까지는 예상보다 빠르게 추격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기영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은 “현재 한국과 중국의 메모리 기술 격차는 3년 정도로 본다”며 “CXMT가 12단 HBM 양산에 성공한 것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라고 평가했다. 이어 “HBM3 수준까지는 비교적 빠르게 따라올 가능성이 있지만 HBM4는 추가로 2~3년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다만 그 기간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기술을 계속 개발하는 만큼 결국 끝없는 추격전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추격은 D램에만 그치지 않는다. 낸드플래시에서도 기술 고도화가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현재 엑스태킹(Xtacking) 4.0 기반 267~294단 수준의 차세대 낸드 기술을 개발 중이다. 아직 상용화 기준으로는 SK하이닉스의 321단, 삼성전자의 286단 대비 적층 수와 양산 안정성에서 차이가 있지만 미국의 제재 이후에도 기술 개발과 생산능력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설계 경쟁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중국은 이미 미국과 대만에 이어 세계 3위 팹리스 시장을 구축했다. 글로벌 팹리스 시장에서 중국 비중은 미국의 화웨이 제재 여파로 2020년 15%에서 2021년 9%로 낮아졌지만 하이실리콘은 여전히 글로벌 상위권을 유지하며 AI 반도체 설계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결국 중국의 추격이 단순히 특정 제품의 문제가 아니라 반도체 생태계 전반을 겨냥하는 형국인데 중국이 메모리와 낸드, 팹리스를 동시에 육성하며 한국의 주력 산업인 메모리 경쟁력도 중장기적으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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