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블록]RWA 토큰화, 규제 기다리지 말고 해외 시장서 먼저 검증해야

입력 2026-07-03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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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리서치, 규제 미비 지역 금융사에 RWA 토큰화 해외 진출 필요성 제기
거점·라이선스·자산·투자자·결제·운영 구조 등 6개 요건 사전 점검 강조
홍콩·싱가포르·미국 정공법과 온체인 네이티브 전략으로 실전 역량 축적 제언

규제 공백 속 해외 진출 필요성 부상

아시아 웹3 시장 리서치 기업 타이거리서치가 실물자산(RWA) 토큰화 시장 진입을 검토하는 금융사들이 자국 내 규제 정비만 기다리기보다 해외 시장에서 먼저 실전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타이거리서치는 2일 발간한 ‘RWA 토큰화 국외에서 먼저 시작하라’ 보고서에서 2026년 상반기 기준 RWA 토큰화 시장이 약 250억~36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토큰화를 통한 이자 지급 및 상환 자동화, 결제 기간 단축, 고객층 확대 등 효율성이 확인되면서 기관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다수 지역에서는 여전히 규제 공백이 금융사의 진입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명시적인 금지는 없더라도 분산원장 기록의 법적 효력과 권리 보호를 뒷받침할 제도가 충분하지 않아 실제 사업화에는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규제 미비 지역의 금융사가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했다. 자국 법제화를 기다리는 방식은 리스크 관리에는 유리하지만 시장 선점 기회를 놓칠 수 있다.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하는 방식은 제한적 실험에는 적합하나 조각투자 등 일부 영역에 국한돼 정형 증권 발행으로 확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봤다. 반면 해외 시장 선제 진출은 규제가 정비된 국가에서 디지털 채권 등을 먼저 발행해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해외 RWA 사업 전 6대 요건 점검 필요

타이거리서치는 해외 RWA 사업을 추진하기 전 6가지 핵심 요건을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홍콩, 싱가포르, 미국 등 핵심 거점을 어떻게 활용할지 결정해야 한다. 기존 법인을 활용할지, 신규 법인을 설립할지, 현지 파트너와 제휴할지에 따라 통제권과 비용, 실행 속도가 달라진다.

▲타이거리서치가 제시한 해외 RWA 진출 의사결정 구조. 해외 거점과 라이선스 방식이 판매 자산, 목표 투자자, 결제 통화, 운영 구조 등 후속 전략을 결정하는 핵심 선행 요소로 꼽힌다. (출처=타이거리서치)
▲타이거리서치가 제시한 해외 RWA 진출 의사결정 구조. 해외 거점과 라이선스 방식이 판매 자산, 목표 투자자, 결제 통화, 운영 구조 등 후속 전략을 결정하는 핵심 선행 요소로 꼽힌다. (출처=타이거리서치)

라이선스 확보 방식도 주요 과제로 꼽았다. 직접 라이선스를 취득하면 자율성은 커지지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기존 플랫폼의 라이선스를 활용하면 빠른 진입이 가능하지만 발행 구조를 플랫폼 규격에 맞춰야 하는 제약이 따른다.

토큰화 대상 자산 설정도 중요하다. 채권 등 정형 증권은 구조가 표준화돼 있어 상대적으로 진입이 용이하지만, 부동산이나 매출채권 등 비정형 자산은 법적 검토와 구조화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목표 투자자 정의 역시 핵심 요소다. 보고서는 일반적으로 미국을 제외한 역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면 Reg S를 활용할 수 있지만, 미국 투자자를 포함할 경우 Reg D 등 별도 요건이 필요해 구조가 복잡해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다수의 STO·RWA 플랫폼이 공인 투자자나 기관투자자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만큼 판매 전략도 함께 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제 통화와 대금 흐름도 사업 구조를 좌우하는 요소로 제시했다. 현지 통화, 달러, 스테이블코인, 도매용 CBDC 중 무엇으로 결제받을지에 따라 투자자 접근성, 수탁 구조, 환전 비용,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블록체인 선택, 수탁, 온체인 운영, 이자 지급과 상환, 명부 관리, 사고 발생 시 강제 이전·동결 권한 등 운영 구조 전반을 사전에 검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콩·싱가포르·미국, 주요 진출 후보지로 제시

관할권별 전략과 관련해서는 홍콩, 싱가포르, 미국을 주요 후보로 제시했다. 홍콩은 증권형 토큰을 기존 증권선물조례(SFO) 체계 내에서 규율하고 있으며, 라이선스 가상자산 거래소에서의 2차 거래 허용 등 발행과 유통 인프라가 빠르게 정비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타이거리서치가 정리한 홍콩·싱가포르·미국의 토큰화 시장 주요 관할권 비교. 각국은 규제당국, 라이선스 체계, 판매 면제 근거, 대표 플랫폼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출처=타이거리서치)
▲타이거리서치가 정리한 홍콩·싱가포르·미국의 토큰화 시장 주요 관할권 비교. 각국은 규제당국, 라이선스 체계, 판매 면제 근거, 대표 플랫폼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출처=타이거리서치)

싱가포르는 “동일 활동, 동일 위험, 동일 규제” 원칙 아래 증권선물법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지역으로 소개했다. 특히 변동자본회사(VCC)를 활용한 자산 격리 구조가 가능해 펀드형 상품 설계에 적합하다고 봤다. 다만 역외 대상 서비스에도 엄격한 라이선스를 요구해 진입 문턱이 높다고 짚었다.

미국은 발행사가 직접 라이선스를 갖추기에는 비용 부담이 크지만, 시큐리타이즈(Securitize)와 같은 수직 통합형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Reg D와 Reg S 면제 구조를 통해 효율적인 발행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블랙록의 토큰화 펀드 비들(BUIDL)을 대표 사례로 언급했다.

온체인 네이티브 전략도 대안으로 부상

보고서는 특정 관할권에 직접 진출하는 방식 외에도 온체인 네이티브 플랫폼을 활용하는 전략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물리적 거점과 자체 라이선스 확보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기보다, 이미 규제 대응 구조를 갖춘 온체인 플랫폼을 활용해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방식이다.

대표 사례로는 온도 글로벌(Ondo Global)과 플룸 네스트(Plume Nest)를 제시했다. 온도 글로벌은 미국 증권을 온체인화하면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특수목적법인(SPV)을 세우고 Reg S를 활용해 역외 판매 구조를 설계했다. 플룸 네스트는 버뮤다 자회사를 통해 디지털자산 관련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KYB·KYC 절차를 거친 투자자만 참여할 수 있는 온체인 볼트 구조를 운영하고 있다.

타이거리서치는 온체인 네이티브 전략의 장점으로 진입 속도와 도달 범위를 꼽았다. 특정 거점에 구속되지 않고 검증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으며, 디파이 유동성 풀과 연결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봤다. 다만 발행 구조와 규제 가이드라인이 관할권 기반 모델보다 명확하지 않을 수 있어 전통 금융사에는 운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기다려주지 않아”…실전 운영 역량 축적 강조

보고서는 국외 RWA 사업을 위해서는 거점 확보부터 유통까지 전체 밸류체인을 다시 설계해야 하며, 준비 기간은 통상 6개월에서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해외 법인을 활용하더라도 해당 라이선스가 토큰화 사업을 포괄하는지 별도 검토가 필요하고, 플랫폼 선정, 법률 검토, 상품 설계, 투자자 제한, 수탁 구조, 온체인 운영 설계 등이 순차적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타이거리서치는 “규제 정비 시점은 누구도 예단할 수 없으며, 시장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며 “가능한 경로를 빠르게 탐색하고 실전 경험을 쌓는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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