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3%대로 고공행진하고 있다. 특히 이날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는 3.2% 상승하며 30개월 만의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중동 전쟁으로 석유류 물가가 4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급등한 여파다. 생활물가도 26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오르면서 고물가에 따른 서민들의 체감 부담이 커지게 됐다.
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9.9(2020=100)로 전년 동기 대비 3.2% 올랐다. 이는 2023년 12월(3.2%) 이후 가장 큰 상승세다. 올해 2월까지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 수준(2.0%)에 머무르던 소비자물가는 중동 전쟁 발발과 함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3월(2.2%)과 4월(2.6%) 오름폭을 키운데 이어 5월(3.1%)과 6월(3.2%) 연달아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날 발표된 6월 소비자물가는 전쟁 여파로 직격탄을 맞은 석유류 물가가 전체 소비자물가를 끌어올렸다. 지난달 석유류 물가는 전년 대비 24.7% 상승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인 2022년 7월(35.2%)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석유류 물가는 지난달 전체 물가를 0.93%포인트(p) 끌어올렸다. 그나마 정부가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만약 최고가격제가 없었을 경우 6월 물가상승률은 3.6%에 달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6월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2.5%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도 3.4% 뛰었다. 생활물가란 소비자물가 내 구입빈도와 지출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으로 작성한 지수로, 일반 소비자들의 체감물가를 보여준다. 생활물가 상승률은 올해 2월(1.8%) 이후 △3월 2.3% △4월 2.9% △5월 3.3% △6월 3.4%로 우상향을 이어가고 있다.
한은은 7월 물가상승률이 한풀 꺾일 것이라면서도 고물가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물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날 오전 '물가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한 이지호 한은 부총재보는 "전월 일시적으로 높아졌던 여행 관련 서비스가격 상승률이 낮아졌다"면서도 "석유류가격이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농축수산물가격 오름폭도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특히 현 물가 상황이 취약계층 등 서민을 중심으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우려를 내비쳤다. 한은은 지난달 개최된 '2026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에서 올해 하반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3% 내외, 생활물가 상승률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신현송 한은 총재는 "물가 상승에 따른 취약계층의 생계비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날 이 부총재보 또한 "생활물가 상승률이 3% 중반의 높은 오름세를 보이면서 취약계층 부담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한은은 국제유가 하락과 정부 대책 영향으로 7월 물가 상승률이 이번 수치보다 둔화될 것이라면서도 당분간 높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은 분명히 했다. 유가 하락에 따른 하방압력을 소비 개선에 따른 수요측 압력이 상쇄하면서 물가를 끌어올릴 것이란 시각이다. 이 부총재보는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역시 비용충격 전이, 수요 압력 확대 등으로 높은 상승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경계심을 갖고 물가 상황을 점검해 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