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문가도 무분별 ‘신경차단술’…의료사고·과잉진료 막을 ‘인력 기준’ 절실

입력 2026-07-0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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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진우 대한통증학회 회장(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이 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경차단술 인력 기준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 중이다. (한성주 기자 hsj@)
▲신진우 대한통증학회 회장(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이 1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경차단술 인력 기준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 중이다. (한성주 기자 hsj@)

비(非) 전문가의 무분별한 신경차단술 시술에 제동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요청이 나왔다. 대한통증학회 소속 통증분야 교수들은 “시술자 자격 기준을 법제화하고, 통증분과 인증의 제도를 공인화해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받도록 해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1일 대한통증학회는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경차단술을 시술하는 의사의 역량을 관리하기 위한 인적 기준을 운영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문호식 대한통증학회 홍보이사(은평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비전문가에 의한 시술은 환자의 건강에 큰 위협이 된다”라고 우려했다.

신경차단술은 척추 신경 주변에 마취제와 스테로이드 약물을 직접 주사하는 침습적 시술이다. 국내 법률에 따르면 전문의가 아닌 일반의도 제한 없이 해당 시술을 할 수 있다. 전문의 자격이나 교육 이수 여부에 따라 활동 범위나 개원에 제한을 두지 않아서다. 이 때문에 정형외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는 물론, 전문의 수련을 받지 않은 일반의도 시술하고 있다.

신경차단술은 방사선 피폭, 감염, 신경 손상, 스테로이드 누적 등의 부작용과 의료사고 위험이 있다. 지난해에는 강원도 강릉시 한 의원에서 이 시술을 받은 환자 11명이 황색포도알균(MSSA)에 감염됐고, 1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신진우 대한통증학회 회장(서울아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은 “모든 마취통증의학과를 전공한 전문의들조차 모두 통증 치료에 전문성이 있는 것은 아닌데, 타과 전문의나 일반의도 적절한 교육과 훈련을 받지 않은 채 시술을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라며 “통증은 모든 환자에게 다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치료가 굉장히 어려운 질환들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신경차단술 과잉진료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집계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신경차단술 진료비는 1조6267억원에서 3조2960억원으로 2.03배 증가했다. 2024년 신경차단술 시술 의료기관은 89.4%가 의원급으로 파악됐다.

이준호 대한통증학회 기획이사(순천향대부천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치료가 필요한 신경에만 정밀하게 약물을 주입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넓은 범위에 무작위적으로 시술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라며 “최근에는 5살 어린이에게 신경차단술을 했다며 건강보험 청구를 한 사례도 있다”라고 말했다.

보건당국에서는 건강보험 적용 횟수를 제한해 신경차단술 과잉진료를 억제하려는 논의도 있으나, 학회는 환자의 치료 기회를 제한하는 것은 피상적인 방책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전문성을 갖춘 의사에게 인증을 거쳐 신경차단술을 시술할 자격을 부여하고,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 학회의 제언이다. 미국, 영국, 호주 등 주요 국가들은 모두 시술자의 자격 기준을 운영하고 있다.

신 회장은 “건강보험 적용 횟수를 제한하면, 과잉진료를 했던 의료기관은 환자를 더 받으면 그만이지만 정말 시술이 필요한 환자들은 치료를 충분히 받지 못하게 되는 부작용이 있다”라며 “전체적인 제도를 개선하지 않고, 횟수 제한과 같은 방편만 강화한다고 상황이 해결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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