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1일 ‘50% 철강관세 폭탄’ 시행…“쿼터 확보에도 여전히 충격 커”

입력 2026-06-3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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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1일부터 철강 TRQ 시행…초과 물량 관세 25%→50% 상향
한국산 무관세 물량 축소 우려…정부 “쿼터 확보”에도 업계 긴장
글로벌 공급과잉·철강 주권 확산 속 고부가 제품 전환 과제

▲경기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경기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는 모습. (연합뉴스)

EU가 1일부터 새로운 철강 수입관리 제도를 시행하면서 국내 철강업계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기존 철강 세이프가드 제도를 대체하는 저율관세할당(TRQ) 체계가 도입되며, 할당량을 초과한 철강 수입품에 부과되는 추가 관세는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오른다.

30일 업계에서는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반응이 공통적으로 나온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예고됐던 조치이긴 하지만 가격이 올라가는 만큼 수출 시장에서의 충격은 피하기 어렵다”며 “일부 품목은 관세 부담을 감내하고 수출할 수 있지만, 수익성이 맞지 않는 물량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EU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관세와 수입장벽이 강화되는 흐름 자체가 부담”이라고 했다.

새 제도에 따른 연간 철강 수입 할당량은 1834만5922t(톤)으로 설정됐다. EU는 이를 분기별로 나눠 운영하고, 할당량 초과 물량에는 50% 관세를 부과한다. 철강이 처음 용해·주조된 국가를 원산지로 인정하는 ‘용해·주조(Melt and Pour)’ 기준도 도입된다. 수입업체는 제철소가 발급하는 밀 테스트 인증서(MTC) 등으로 생산 이력을 증명해야 한다. 중국산 등 제3국 철강재의 우회 수출을 차단하려는 조치다.

한국도 직접 영향권에 들어간다. 2025년 기준 EU는 한국 철강 수출의 13.8%인 388만4000t을 차지한 시장이다. 이 가운데 제한조치 적용 대상 품목은 311만t이다. 기존에는 258만t이 무관세 할당량에 포함됐고, 53만t에 25% 관세가 적용됐다. 새 기준을 단순 적용하면 무관세 물량은 약 130만t으로 줄고, 관세 적용 물량은 약 180만t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EU와의 협의를 통해 한국산 철강 쿼터를 일부 확보했다는 점을 성과로 강조하고 있다. 업계도 쿼터 확보 자체는 수출 충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본다. 다만 관세율 인상과 원산지 규제 강화라는 큰 흐름을 뒤집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쿼터를 확보한 부분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도 “앞으로는 국가별·품목별 쿼터를 얼마나 확보하느냐,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수출 구조를 얼마나 바꾸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공급과잉도 보호무역 확산의 배경이다. 신한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2026~2028년 글로벌 철강 수요 증가분은 3400만t에 그치는 반면 생산능력은 최대 1억3900만t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공급과잉 규모도 2025년 6억4000만t 에서 2028년 7억4500만t 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포스코경영연구원도 주요국이 철강을 단순 전통산업이 아니라 경제안보와 제조업 경쟁력을 떠받치는 전략산업으로 재정의하고 있다고 봤다. 미국과 EU, 영국 등은 관세·보조금·에너지·탄소 정책을 결합해 이른바 ‘철강 주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고부가 제품과 현지화 전략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향 수출은 일반재보다 자동차강판 등 고급 강재 중심”이라며 “고부가 제품 위주로 기회를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컬러강판처럼 차별화된 고부가 제품과 충성도 높은 고객 확보가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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