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들은 정부의 동탄·기흥·구리 규제지역 확대가 단기적으로는 거래를 진정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장기적인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 확대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30일 본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전문가들은 우선 대출·세제 규제 강화로 거래가 빠르게 위축될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이번 지정으로 해당 지역에는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함께 취득세·양도소득세 등 세제 부담이 커지고 토지거래허가구역까지 적용된다.
본지 자문위원인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대출 규제 문턱이 높아지고 취득세·보유세·양도세 부담도 커지는 만큼 매수세는 주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본지 자문위원)도 "대출 규제와 세제 규제가 동시에 강화되면서 향후 6개월에서 1년 정도는 투자수요가 위축되고 거래량도 눈에 띄게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가격 조정 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 랩장은 "동탄과 기흥은 반도체 산업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플랫폼시티 등 개발 호재가 여전히 살아 있고 구리 역시 서울 접근성과 역세권 개발 기대가 유효하다"며 "가격이 급락하기보다는 거래가 감소한 가운데 보합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 위원은 "동탄은 반도체 대기업 성과급 기대에 따른 선취매 수요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제외 프리미엄이 작용해 주변 경쟁지역보다 가격이 다소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며 "당분간은 신중하게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청약시장도 위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본지 자문위원)는 "비규제지역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 세대주 중심으로 청약 자격이 강화돼 청약자 수와 경쟁률이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분양하는 단지들은 미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동탄은 기존에도 청약 수요가 탄탄했던 만큼 경쟁률이 다소 낮아지는 수준에 그치겠지만, 용인과 구리는 원래 분양 성적이 좋지 않았던 지역"이라며 "시세보다 높은 가격이나 비슷한 수준으로 분양할 경우 청약 성적은 지금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규제만으로는 시장 안정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동탄은 이미 규제 가능성이 어느 정도 예상됐던 지역이고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도 있었던 만큼 시장은 당분간 차분해질 것"이라면서도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실거주 이전뿐 아니라 세입자의 주거 이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일부에서는 과잉 규제라는 시각이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정부는 규제를 통해 가격을 안정시키려 하지만 규제만으로 정책 목표를 달성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며 "공급을 통한 가격 안정이 병행되지 않으면 또 다른 풍선효과와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수도권 대부분 지역이 각종 규제와 허가 대상에 포함되면서 시장 기능이 위축될 우려도 있다"며 "규제를 확대하는 방식보다 공급 확대를 통해 시장을 안정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