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용인 넘어 호남으로…삼성·SK, AI 시대 '제2 반도체 클러스터' 띄운다

입력 2026-06-2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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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2655조·SK 1100조 초대형 투자 공개
광주 신규 팹·서남권 메모리벨트 구축…AI 데이터센터 15GW도 추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호남을 차세대 반도체 생산거점으로 육성한다. 기흥·화성·평택·용인으로 이어지는 수도권 생산벨트에 더해 서남권에 제2 메모리 생산기지를 구축하고 AI 데이터센터까지 전국으로 확대해 AI 시대 국가 인프라를 새로 짜겠다는 구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9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규모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삼성은 총 2655조 원, SK는 총 2100조 원 규모의 중장기 투자 로드맵을 제시했다.

양사는 AI 확산으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기존 투자 계획만으로는 시장 수요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 회장은 "AI로 기술 패러다임이 상상하지 못할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며 "반도체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에도 폭발적인 수요를 따라가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 시장의 시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흥·화성, 평택에 이어 용인 국가산단 투자 일정도 크게 앞당겨졌고 새로운 생산단지를 준비해야 할 시점도 예상보다 빨라졌다"고 밝혔다.

삼성은 평택·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총 2030조 원을 투자하고 AI 반도체, 로봇, 배터리, IT부품·소재를 중심으로 호남·충청·영남에도 625조 원을 투자한다. 특히 호남에는 AI 데이터센터와 미래 에너지 사업을 포함해 총 425조 원을 투입하고 광주에 신규 반도체 팹 건설을 추진한다.

이 회장은 "속도전이 중요하다"며 "전력과 용수, 인력 확보는 물론 각종 인프라 지원이 가능한 광주를 신규 생산단지의 유력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BM 경쟁력 강화를 위한 첨단 패키징 투자도 확대한다. 삼성은 천안과 온양을 중심으로 첨단 패키징 생산능력을 키워 AI 반도체 공급망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SK는 AI 데이터센터와 메모리 생산능력을 동시에 확대하는 전략을 내놨다. 전국에 총 15G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해 AI 연산 서비스를 수출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용인·청주·서남권을 연결하는 AI 메모리 생산벨트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전력과 부지가 확보된 지역을 중심으로 5GW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뒤 2035년까지 10GW를 추가 확보한다. 이 사업에는 전략적 투자자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을 통해 약 1000조 원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SK는 예상했다.

반도체 생산능력 확대도 속도를 낸다. 최 회장은 "2045년 완공을 목표로 했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12년 앞당기겠다"며 "용인에는 약 600조 원, 청주에는 약 100조 원을 조기 투자해 D램과 낸드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투자를 앞당기더라도 앞으로 메모리 공급 부족은 계속될 것"이라며 "새로운 생산 기반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전력과 용수 등 기반시설 구축을 추진 중인 서남권을 차세대 생산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부지 확보와 팹 건설, 생산설비 도입 등을 포함해 약 400조 원을 단계적으로 투입한다.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서남권에 약 800조 원 규모의 민간 투자를 유치하고 메모리 팹 4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수도권 중심의 반도체 생산체계를 서남권까지 확장해 AI 시대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지역 균형발전도 함께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업계는 이번 계획이 현실화되면 국내 반도체 산업이 수도권 단일축에서 수도권과 서남권의 '투 트랙' 생산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도권은 첨단 메모리 생산과 연구개발(R&D), 서남권은 신규 전공정 생산, 충청권은 첨단 패키징, 동남권과 대경권은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을 담당하는 전국 단위 AI 반도체 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이 AI를 추진하는 궁극적 목표는 지능 생산 시장을 활성화해 국민 경제를 성장시키는 것"이라며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생산기지 등 AI 인프라는 대한민국의 핵심 성장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을 AI 소비국이 아닌 AI 연산 수출국으로 전환하는 것이 목표"라며 "SK는 글로벌 AI 생태계를 주도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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