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국내주식 순매도 올해 136.8조원…매도여력 여전

올해 2분기 원·달러 환율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평균 1500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자금 이탈 등이 주요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추가 자금 이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4월 1일부터 이달 26일까지 주간거래종가 기준 원·달러 환율은 평균 1500.1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말까지 환율 급락 가능성이 크지 않은 만큼 2분기 평균 환율도 1500원대가 유력하다. 분기 평균환율이 1500원대에 달한 것은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분기 1596.8원 이후 28년 3개월 만이다.
미국발 관세정책 충격에 따른 지난해 1분기(1452.9원), 중동전쟁이 터진 올해 1분기(1466.9원) 등과 비교해도 40~50원 높은 수준이다.
공항 환전 환율은 전날(27일) KB국민은행 기준 1600원(1600.1원)을 넘어섰다.
이러한 원화 약세 요인으로는 100조원을 훌쩍 뛰어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대규모 국내주식 순매도가 거론된다. 외국인은 26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올해만 국내주식 136조7841억원을 순매도했다. 외인의 국내주식 순매도 규모는 이달에만 누적 37조원에 육박한다.
앞서 한국은행은 5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전년(1231억달러)보다 13000억달러 증가한 2500억달러로 예상했는데, 외국인이 상반기에만 약 890억달러를 순매도한 것이다.
증권가는 외국인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등에 따른 자금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에도 이들의 국내 유가증권시장 지분율은 작년 말 36.28%에서 이달 26일 41.42%로 5%포인트(p) 이상 상승했다. 한때 9000선을 넘어선 코스피의 가파른 상승에 발맞춰 외국인이 보유한 대형주 주가도 폭등해서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순매도 여력을 100~150조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달러 강세도 원화 약세를 가중하고 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4일 장중 101.798까지 치솟아 지난해 5월 12일(101.974) 이후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의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도 4.1%로 2023년 4월(4.5%)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이달 국제유가 하락에도 미국의 7월 고용지표나 소비자물가상승률 등이 금리 인상을 계속 지지할 경우 달러도 더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일본 엔화 약세도 영향을 주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25일 장중 161.939엔까지 올라 2024년 7월 3일(161.950엔)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집계됐다. 16일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1% 정도'로 0.25%p 인상했지만 엔화는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SK하이닉스가 다음달 10일 약 300억달러 규모의 미국 주식예탁증서(ADR)를 나스닥에 상장하면 환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다만 외국인이 기존 SK하이닉스 주식을 매도하고 나스닥에 상장된 ADR로 옮기면 달러 유출이 늘 수 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