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속도전 그늘…서리풀·용산·과천서 갈등 확산

입력 2026-06-2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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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리풀, 강제수용 반발 위한 행정소송 진행
용산국제업무지구, 서울시·정부 공급 물량 이견
한국마사회, 30일 청와대 항의 행진 계획

▲우면동 성당 앞 모습. (이세령 기자 iselyeong@)
▲우면동 성당 앞 모습. (이세령 기자 iselyeong@)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공급 속도전’을 내세웠지만 서리풀과 과천 등 주요 사업지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며 정부의 공급 계획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 정부 주도의 일방적 개발이 아닌 기존 주민들과의 충분한 소통을 바탕으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모습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3기 신도시 공급과 재개발·재건축, 공공주택 조성 등을 중심으로 공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에 올해 착공 예상 물량을 6만2000가구로, 2023년 1만6000가구 대비 약 288% 늘렸다. 정부는 내년에도 7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 계획과 달리 사업지 곳곳에서는 잡음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과천 경마장과 서리풀 1·2지구, 용산국제업무지구 등 주요 사업지에서 주민과 서울시, 국토교통부 간 이해관계가 충돌하고 있다.

특히 최근엔 서리풀 1·2지구를 둘러싼 정부와 주민 갈등이 두드러진다. 서리풀 2지구 주민대책위원회는 24일 정부의 일방적 개발에 반대하며 송동마을, 식유촌, 우면동 성당 등 지역 문화유산 보전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서리풀 1지구 새정이마을 주민대책위원회도 같은 날 공공주택지구 취소소송 관련 입장문을 냈다. 국토부는 이달 11일 서리풀 1지구(1만8000가구)와 2지구(2000가구)를 합쳐 총 2만 가구 규모의 공공주택 공급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두 사업지 주민들이 공공주택 개발에 반발하는 공통 배경으로는 ‘소통 부족’이 꼽힌다. 공급이 시급하다는 이유로 절차가 형식화되고 주민 의견과 대안이 충분히 검토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성해영 서리풀 2지구 대책위원회 부위원장 “1972년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후 50년 넘게 환경 보전이라는 공익적 목적 아래 유지됐으나 국토부가 주민들과의 소통 없이 2024년 11월 이곳을 공공개발 후보지로 선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개발의 전면 중단이나 철회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전면 철거형 개발'이 아닌 '존치형·경계 조정형 상생 개발'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정부 서울 용산 일대와 과천시에 각각 1만 가구, 9800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그러나 두 곳 모두에서 갈등이 이어지며 사업 일정이 지연되거나 조정될 가능성이 언급된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정부와 서울시가 공급 물량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1만 가구 공급을 계획하고 있지만 서울시는 과도하다며 8000가구가 적정하다는 입장이다.

과천 경마장 부지 이전과 개발 문제를 둘러싼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경마장 이전 및 주택 착공을 2029년 완료하겠다는 뜻이지만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은 이전 비용과 사업성을 이유로 반발하는 상황이다. 한국마사회 노동조합은 과천 경마공원 반대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30일 청와대 항의 행진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진형 광운대학교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집값을 잡기 위해서는 규제가 아니라 공급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정부가 2030년까지 13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은 다소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공급은 공공과 민간이 함께 힘을 합쳐야 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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