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특수는 메모리로…빅테크는 마진 압박에 ‘와르르’

입력 2026-06-2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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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16% 급등에도 나스닥 하락
M7 시총, 하루새 5720억달러 증발
AI 인프라 투자 비용 및 마진 압박

▲메모리 반도체 (게티이미지뱅크)
▲메모리 반도체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호실적 발표 다음 날인 25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는 메모리 관련 종목이 급등했다. 반면 메모리를 제외한 주요 기술주는 대부분 하락했다.

AI 수요 확대가 반도체 업체에는 호재가 되고 있지만, 완제품을 판매하는 빅테크 기업에는 마진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탓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마이크론 주가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장중 한때 전 거래일 대비 20% 급등하며 3거래일 만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마감장에서는 15.74% 상승 종료했다. 전날 장마감 후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실적과 전망을 내놓은 데 따른 것이다.

샌디크스(21.97%)ㆍ웨스턴 디지털(4.90%) 등 다른 메모리 및 스토리지 기업 주가에도 매수세가 확산됐다. 삼성전자(5.29%)ㆍSK하이닉스(13.06%)ㆍ키옥시아(12.27%) 등 한국과 일본 메모리 반도체 관련 종목들도 급등했다.

하지만 열기가 뜨거웠던 것은 메모리주뿐이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주가지수는 0.46% 떨어지며 4일 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특히 미국 대형 기술주 7개 종목인 매그니피센트7(M7)는 모두 하락해 시총이 하루 동안 약 5720억달러 증발했다.

특히 애플 주가는 6.12% 내리며 M7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이날 폭등한 메모리 가격을 반영해 맥 시리즈와 아이패드 등 제품 가격을 전 세계적으로 인상한 영향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동일한 이유로 엑스박스(Xbox) 게임 콘솔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닛케이는 “메모리 가격 급등은 AI 투자 확대의 부작용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AI 데이터센터용 최첨단 메모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제조업체들은 소비자용 제품에 사용되는 범용 메모리보다 데이터센터용 제품 생산을 우선해 왔다”고 설명했다.

메모리 가격 급등이 주요 기술기업들의 사업 환경을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온라인 증권사 인터랙티브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은 “반도체 업체들이 고객을 희생시키면서 이익을 얻고 있다는 인상을 애플의 가격 인상 발표가 심어줬다”고 풀이했다.

더 나아가 메모리 가격 급등은 AI 장세를 대표하는 기업들의 가치평가에도 먹구름을 드리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AIㆍ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들은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확대하고 있다. 핵심 부품인 메모리 가격이 치솟으면서 투자 비용도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일본계 운용사 관계자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은 ‘AI 군비 경쟁’에서 발을 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ㆍ아마존ㆍ알파벳ㆍ메타ㆍ오라클 등 주요 하이퍼스케일러 5개 기업의 잉여현금흐름(FCF)이 빠르게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QUICK·팩트셋이 집계한 시장 예상 FCF 합계(향후 12개월 기준)는 정점이었던 2024년 말 약 3000억달러 흑자에서 현재는 66억달러 흑자에 그친다. 오라클의 FCF 적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5개 기업 합산 FCF도 곧 적자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의 주가 하락은 투자 판돈이 커짐에 따라 투자 회수 시점이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작용했다.

AI 장세는 2022년 11월 미국 오픈AI가 챗GPT를 공개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S&P500지수는 그동안 하이퍼스케일러 5개 기업의 FCF 흐름과 거의 같은 추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작년 봄 무렵부터 두 흐름의 상관관계는 약해졌고, 메모리주 등이 AI 장세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이어 이날은 메모리주 급등에도 시장 전체를 떠받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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