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은 뛰는데 대출문은 좁아졌다…갈라진 무주택 실수요 [ 6·27 대책 1년 ③]

입력 2026-06-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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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7규제 이후 주담대 43조↑…월별 증가폭 둔화
은행권 막히자 제2금융권 이동…풍선효과 뚜렷
갭투자 줄었지만 실수요도 규제망…문턱 높아져

▲(사진=AI 생성)
▲(사진=AI 생성)

지난해 6·27 대출 규제 이후 갭투자 수요는 꺾였지만 무주택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문턱도 함께 높아졌다. 서울 아파트값이 재차 오르는 가운데 대출 여력이 줄면서 매수 가능성이 무주택 여부보다 ‘현금 동원력’과 ‘소득 증빙 능력’에 달린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6·27 대책 이후인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 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43조원 증가했다. 대출규제의 효과는 누적액보다 월별 증가폭에서 확인된다. 지난해 6월 6조2000억원이던 주담대 증가폭은 대책 직후인 7월 4조4000억원으로 낮아졌고 9월에는 3조7000억원으로 둔화했다. 12월에는 2조3000억원까지 내려갔다. 규제가 주담대 증가 속도를 한 차례 눌렀다는 의미다.

다만 증가 흐름 자체를 멈추지는 못했다. 올해 들어 서울 집값 상승세와 거래 회복이 맞물리면서 주담대 증가 폭은 지난달 4조원으로 4월(5조5000억원)에 이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매수 심리를 누르기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일부 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도 나타났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20조7000억원 늘었는데 이 중 은행권 증가액은 8조1000억원에 그친 반면 제2금융권은 12조6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상호금융에서만 11조원이나 급증했다.

문제는 갭투자와 우회 대출을 차단하는 과정에서 무주택 실수요자도 같은 규제망에 묶였다는 점이다. 집값은 오르는데 대출 한도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는 유지되면서 시장은 '집이 없느냐'보다 '얼마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느냐'에 따라 갈리고 있다. 정책대출이나 가족 지원으로 부족한 돈을 메울 수 있는 수요자는 남았지만 일반 은행 대출에 의존해야 하는 실수요자는 매수 여력이 줄었다.

이는 주택 보유 여부에 따른 자산 격차와도 맞물린다. 집값 상승은 유주택자의 자산을 키우지만 무주택자에게는 더 큰 자기자본 부담과 주거비 부담으로 돌아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주택 이상 다주택 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10억700만원으로 무주택 가구 1억4500만원의 약 7배에 달했다.

이는 향후 대출규제가 단순히 총량을 더 조이는 방식에 머물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무주택자는 집값 상승과 대출 규제로 시장 진입이 어려워졌고 다주택자는 자산은 많지만 금리와 집값 변동에 취약한 구조를 안고 있다. 추가 규제도 투기 수요와 고부채 차주를 겨냥하되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 통로는 남겨두는 방식으로 정교해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하희 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대출을 활용한 매수가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현금 여력이 있는 수요만 시장에 남게 됐다"며 "특정 지역과 가격대로 집중되는 구조가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출 규제나 규제지역 지정과 같은 조치는 단기적으로 과열을 완화하는 역할을 할 수 있으나 공급 여건이 빠르게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구조적인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기에는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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