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도 AI 호황 자신감…非스마트폰 매출 목표 2배 상향

입력 2026-06-2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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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9 회계연도 실적 목표 조정
MS·메타 겨냥 신형 칩 잇달아 공개
데이터센터 반도체 시장 공략 본격화
시간외거래 10%↑…반도체 투심 회복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AP뉴시스)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CEO. (AP뉴시스)

스마트폰 칩 강자 퀄컴이 AI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내세우며 2029 회계연도(2028년 10월~2029년 9월) 비(非)스마트폰 부문 매출 전망을 기존보다 두 배 가까이 상향했다. 급성장하는 AI 인프라 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칩 제품 로드맵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퀄컴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개최한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2029 회계연도 비(非) 스마트폰 매출을 기존 220억달러에서 400억달러(약 62조원)로 두 배 가까이 올렸다. 이중 데이터센터 사업 매출 목표를 150억달러로 제시했다. 또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8달러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LSEG가 집계한 애널리스트들의 2029 회계연도 EPS 전망치 15.26달러를 크게 웃돈다.

그러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데이터센터에 투입될 ‘고대역폭컴퓨트(HBC)’ 칩을 공개했다. HBC는 고가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대신 스마트폰과 노트북에 탑재되는 LPDDR(저전력 D램)을 활용해 비용을 낮추면서도 AI 추론 작업에 필요한 성능을 확보하도록 설계됐다.

또 데이터센터용 중앙처리장치(CPU)인 ‘드래곤플라이 C1000’를 선보이며 메타가 2028년 양산이 시작되면 해당 제품을 채택할 것이라고 알렸다. 퀄컴은 이 CPU가 ‘에이전틱 AI’를 위해 설계됐으며, 전력 효율을 높이면서도 강력한 연산 성능을 제공하도록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AI 에이전트의 확산으로 CPU가 기존 AI 전용 칩과 그래픽처리장치(GPU)이 담당하던 업무의 일부를 점점 더 맡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CNBC는 “이번 발표는 스마트폰용 프로세서와 모뎀으로 잘 알려진 퀄컴이 데이터센터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신호”라고 짚었다.

▲(출처 CNBC, 챗GPT AI 이미지 편집)
▲(출처 CNBC, 챗GPT AI 이미지 편집)

퀄컴은 또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AIㆍ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운영 기업)’를 위한 맞춤형 실리콘 칩 공급 계약 2건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스마트폰과 PC용 저전력 칩을 개발해온 경험이 전력 공급이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떠오른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고객들에게 어필이 됐고, 이미 거의 모든 하이퍼스케일러와 거래 관계를 맺고 있다고 강조했다.

크리스티아누 아몬 퀄컴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꾸준히 실행력을 쌓고 필요한 자산을 확보해 왔다”며 “이제는 데이터센터 시장의 다음 단계에 진입할 수 있는 종합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췄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사람이 데이터센터 시장에 지금 들어가는 것이 늦은 것 아니냐고 묻는다”면서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규모와 실행력, 엔지니어링 역량, 운영 능력, 그리고 공급망 경쟁력”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몇 년간 퀄컴의 핵심 사업은 스마트폰이었다. 올해 3월 종료된 분기 기준으로 스마트폰 사업은 회사 제품 매출의 약 3분의 2를 차지했다. 그러나 퀄컴은 자동차ㆍ로봇ㆍ데이터센터 등 스마트폰보다 성장 속도가 빠른 시장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업계 추정에 따르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7년 정점을 찍었다.

▲퀄컴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퀄컴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아울러 퀄컴은 이날 수정된 장기 전망에서 자동차 분야 ‘디자인 윈(design-win) 파이프라인’ 규모가 650억 달러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2029 회계연도 자동차 사업 매출 목표도 100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이 밖에 퀄컴은 AI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한 칩 아키텍처에서 실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스타트업 ‘모듈러’를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인수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퀄컴은 모듈러의 기술이 AI 생태계에서 널리 사용되는 엔비디아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쿠다(CUDA)’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퀄컴은 이날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전날보다 3.3% 하락 마감했으나, 투자의 날 행사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 10% 넘게 뛰었다. 마이크론이 깜짝 분기 실적과 함께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대한 자신감을 피력하고, 퀄컴도 AI 칩 분야 성장 전망에 대한 긍정적인 발표를 하면서 최근 이어진 글로벌 반도체주 매도세가 진정 국면에 들어갈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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