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韓 경제 2.7% 성장…반도체 호황에도 내수 회복은 제한적”

입력 2026-06-2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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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잠재성장률 웃돌 듯
경상수지 2250억달러 흑자 전망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이 25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6 한국경제 전망, 기회와 리스크의 분기점' 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경연은 이번 세미나에서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한국경제가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2.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협)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부회장이 25일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2026 한국경제 전망, 기회와 리스크의 분기점' 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경연은 이번 세미나에서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한국경제가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2.7%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경협)

한국 경제가 올해 2.7% 성장하며 2년 만에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확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수출과 설비투자를 끌어올리면서 성장세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경기 회복세가 반도체 등 일부 수출 산업에 집중되면서 내수 부문과의 온도차는 여전히 클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와 비반도체, 제조업과 비제조업, 수출과 내수가 엇갈리는 ‘K자형 양극화’가 한국경제의 주요 과제로 지목됐다.

한국경제인협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5일 서울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2026 한국경제 전망, 기회와 리스크의 분기점’ 세미나를 열고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7%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성장률 1.1%에서 크게 반등한 수준이다. 한경연은 올해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로 제시한 2.0%를 0.7%포인트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성장세는 수출과 설비투자가 주도할 전망이다. 한경연은 올해 수출 증가율을 5.6%, 설비투자 증가율을 4.0%로 예상했다. 반면 민간소비는 2.0% 증가에 그치고, 건설투자도 0.5% 증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경상수지는 올해 225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상 처음으로 2000억달러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 흑자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상품수지를 끌어올리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김창범 한경협 부회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회복의 신호를 보이고 있지만, 이것이 경제 전반의 기초체력 강화를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냉철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증시 활황과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는 화려한 외양에 가려 구조적 취약성을 놓쳐서는 안 된다”며 “회복의 신호와 구조적 과제가 공존하는 지금을 경제 체질 개선과 성장의 전환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이승석 한경연 책임연구위원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 2.7%에 대해 “작년 1.1% 저성장에서 벗어나 2년 만에 확장 국면으로 돌아섰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상반기와 하반기 흐름은 다를 것으로 봤다. 한경연은 1분기 깜짝 성장의 기저효과로 올해 경제가 상반기 3.4%, 하반기 2.0%의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 위원은 “2.7%는 답이 아닌 질문”이라며 “경제 회복의 온기는 아직 고르지 않다”고 평가했다. 성장 동력이 반도체 등 일부 부문에 집중돼 비반도체와 내수 부문의 회복은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민간소비는 소득 개선과 추가경정예산 효과에도 누적된 물가 부담과 가계부채 부담으로 완만한 회복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투자 역시 7분기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공사비 부담 여파로 회복 강도는 약할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업황은 올해 한국경제의 가장 큰 기회 요인으로 꼽혔다. 도영웅 한경연 책임연구위원은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 기준 올해 3월 세계 반도체 매출이 전년 동월 대비 80% 이상 증가해 1986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 증가율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 확대도 반도체 호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 미국 빅테크 4사의 올해 1분기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평균 70% 안팎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반도체 의존도가 높아진 점은 리스크로 지적됐다. 도 위원은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며 “1분기 반도체 호황은 구조적 요인 외에도 일시적인 D램 가격 급등에 상당 부분 기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서 가격 협상력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대외 여건에 따라 언제든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최대 하방 변수로 꼽혔던 중동발 지정학 리스크는 완화되는 분위기다. 중동 전쟁 종전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가 낮아지면서 유가와 물가, 환율에 미쳤던 상승 압력도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0%에서 올해 2.7%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 물가 목표인 2.0%를 웃도는 수준이다. 다만 유가가 하향 안정될 경우 물가 상승 폭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통화정책은 기준금리 2.5% 동결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됐다. 공급 충격이 완화되면서 금리 인상 압력은 다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정철 한경연 원장은 “올해 성장률 반등에는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중동 리스크 완화 등 우호적인 대외 여건이 크게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성장률 자체보다 외부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경제의 회복력과 적응력을 갖추는 일”이라며 “지금은 반도체 중심의 회복을 내수와 신산업으로 확산시키고 우리 경제의 완충판을 두텁게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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