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 "유가 정점 통과…글로벌 긴축 우려 덜어낼 때"

입력 2026-06-25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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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은 25일 미국과 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이후 국제유가가 하향 안정화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며 주요국 중앙은행에 반영된 긴축 기대 역시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유가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정점을 통과하면서 유럽과 영국을 중심으로 추가 긴축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날 메리츠증권 '전쟁, 유가, 그리고 글로벌 통화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종전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 핵 문제 해결, 대이란 제재 완화 등을 포함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시장은 이란의 핵 보유 여부보다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와 이란산 원유 수출 재개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국제유가와 유럽 가스 가격도 빠르게 안정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9.9달러, 브렌트유는 73.5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국내 수입 원유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두바이유는 전쟁 직전보다 4% 낮은 배럴당 68.3달러를 기록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선박 수도 회복세를 보이며 병목 현상 완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국제유가 하락이 단순한 단기 반등이 아니라 중장기 공급 정상화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글로벌 원유 공급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시점을 2026년 말에서 2027년 초로 전망하고 있으며,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2027년 원유 공급 증가폭이 수요 증가폭을 웃돌며 공급과잉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유 공급 확대는 미국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됐다. 메리츠증권은 2027년 글로벌 원유 공급 증가의 상당 부분이 비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특히 미국 생산량 증가가 공급 확대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가 안정은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 미국과 유로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모두 높아졌지만 근원물가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주요국 정부가 유류세 인하와 보조금 지급, 전략비축유 방출 등 다양한 정책을 통해 에너지 가격 충격을 흡수한 영향이라는 설명이다.

메리츠증권은 주요 중앙은행들이 예상보다 높은 유가를 전제로 경제전망을 수립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올해 6월 수정 경제전망에서 2026년 근원 개인소비지출(Core PCE) 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고,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내년 평균 브렌트유 가격을 배럴당 96.9달러로 가정하고 있다. 현재 유가 흐름이 이어지면 이러한 가정이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유럽과 영국은 유가 하락에 따라 시장에 반영된 긴축 기대가 완화될 여지가 크다고 진단했다. 유가 충격이 근원물가로 전이되는 강도가 제한적인 데다 기대인플레이션도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본은 기조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고 있어 금리 정상화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의 경우 유가 안정 흐름이 이어지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한국은행 전망치를 밑돌 가능성이 제기됐다. 메리츠증권은 내년 평균 두바이유 가격을 배럴당 70달러로 전망하며 2027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9%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으로 인플레이션 지속성을 우려했던 중앙은행들에 대한 긴축 기대는 덜어낼 필요가 있다"며 "현재 시장이 반영하고 있는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은 재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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