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 국내 기업의 매출과 영업이익률이 일제히 두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역대급 반도체 호황 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 효과가 가팔랐다. 비제조업 역시 도소매업 등을 중심으로 성장성이 반등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외부감사대상 법인기업(2078곳 표본조사)의 성장성 지표인 1~3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5% 늘었다.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2%대 증가세(2.1%, 2.5%)였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가팔라진 것이다.
산업 별로는 제조업 매출이 전분기 4.7%에서 1분기 21.1%로 네 배 이상 급등했다. 제조업 실적 개선 배경에는 역시나 반도체가 영향을 미쳤다. 제조업 중 반도체가 포함된 기계·전기전자업 매출 증가율은 1분기 52.1%로 크게 뛰었다. 직전분기(18%)보다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비제조업도 전분기 마이너스 성장(-0.3%)에서 플러스로(3.7%)로 돌아섰다. 전분기 마이너스 성장(-2.5%)을 기록한 운수업은 1분기 중동 리스크로 인한 해운 운임 상승과 항공 여객 수요 확대 등으로 8.1%를 기록하며 상승 전환했다. 도소매업 역시 유통업체 매출 호조 영향으로 상승폭(5.2%→7.1%)을 키웠다.
이미주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성장 대부분 반도체 기여가 큰 것은 맞다”면서도 “비제조업 지표를 보면 반도체가 아닌 부분도 비교적 고르게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수익성 지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개선됐다. 전 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두자릿수 성장률(13.2%)을 기록하며 전분기(6.6%)보다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제조업(6.2→18.1%)에서는 기계·전기전자, 석유·화학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기계 및 전기전자(6.9→32.5%)는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매출 확대 및 고정비 부담 완화 영향으로, 석유화학(5.7→9.7%)은 중동지역 리스크에 따른 정제마진 상승 수혜가 영향을 미쳤다. 다만 비제조업은 소폭 하락했다. 운수업의 경우 고유가 여파 및 우회항로 이용에 따른 운항 비용 상승이 영향을 미치며 수익성이 둔화(9.5→7.0%)됐다.
이 팀장은 제조업과 비제조업 간 격차에 대해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이 제조업 대부분의 매출 증가율 상승을 견인했다”며 “이는 (반도체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등 두 기업 실적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조업 수익성 지표(영업이익률)에서 이들 기업을 제외하면 6.6%”라며 “두 기업을 제외하면 제조업과 비제조업(5.7%) 간에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올해 1분기 기업의 재무 안정성 지표인 부채 비율은 87.0%로 전분기(88.9%)보다 하락했다. 차입금 의존도도 23.9%로 전분기(24.4%)보다 낮아졌다.
이 팀장은 향후 국내 기업경영 흐름에 대해 "2분기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이 견조한 AI 수요를 바탕으로 호조세를 지속하면서 전체 지표 개선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변동에 따른 원가 부담과 더불어 철강, 화학, 자동차 같은 주요 제조업의 중국발 공급 과잉 여파, 미 관세 장벽 등 영향도 남아 있어 기업 경영 상 불확실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