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신용 기업 회사채 뇌관터지나… 하반기 10조 차환 '비상' [회사채 고금리 충격]①

입력 2026-06-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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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기조·JTBC 사태 겹악재
투심 위축에 자금조달 부담 커져

▲여의도 증권가
▲여의도 증권가

국내 기업들의 회사채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고물가 압력에 따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JTBC 관련 사태로 투자 심리까지 흔들리고 있다. 올 하반기에만 일반기업 회사채 만기 물량이 32조원 규모에 달해,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을 중심으로 차환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연내 만기 도래하는 일반 기업 회사채(은행채, 여전채, 자산유동화증권 제외) 규모는 32조3429억원에 달한다. 특히, 하반기 만기를 맞는 대표적 BBB급 비우량 회사채로는 △이랜드월드(750억) △한진(700억) △풀무원(700억) △하나마이크론(670억) △HLB(570억) △두산퓨얼셀(470억) △LS네트웍스(400억) △코오롱(300억) 등이 만기 회사채를 차환하거나 상환해야 한다. 여기에 공모채 발행이 어려워 사모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기업의 하반기 채권 만기 물량은 8조3712억원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아 차환이 어려울 가능성이 큰 기업의 회사채 만기 물량이 최대 1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최근 채권시장의 자금 조달 환경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물가 상승세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경제성장률(GDP)이 호조를 보이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졌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19일 한국금융학회 정기학술대회 기조연설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2.6%에서 상향 조정될 것으로 본다"며 "실질 GDP만으로는 현재 경제 상황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운 만큼 국내 경제 상황을 보여줄 수 있는 명목 GDP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은은 올 1분기 명목 GDP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1% 성장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1995년 3분기 이후 30년6개월만에 최고치다. 신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결정 금융통화위원회부터 이달 물가설명회, 창립기념사 등 드러나는 공개석상에서 금리인상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다.

또, 최근 불거진 JTBC 관련 사태도 채권 시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투자자들이 신용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회사채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단순한 개별 이슈를 넘어 신용도에 대한 점검이 강화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대규모 만기 물량이 집중돼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차환 발행 수요가 늘어나는 시점에 시장 환경까지 악화하면서 부담이 커진 셈이다. 만기 물량은 9월과 10월에 집중됐다. 9월 만기 규모가 8조4225억원으로 가장 많고, 10월도 7조185억원에 달한다. 7월 만기 물량 역시 6조4760억원 규모다.

전체 만기 물량의 절반 가량인 15조4410억원이 9~10월에 몰린 만큼 해당 시기 회사채 시장 수급 상황이 기업들의 차환 성공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시장 금리가 추가 상승하거나 투자 심리가 위축될 경우 비우량 기업들의 자금 조달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환 발행에 성공하더라도 부담은 남는다. 과거 저금리 시절 발행했던 회사채를 현재 금리 수준에서 다시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달 금리가 1%만 상승해도 기업의 연간 이자비용이 수백억 원 증가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금리 상승과 투자심리 위축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차환 자체보다 조달 금리가 얼마나 높아질지가 더 큰 고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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