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마저 만만치 않네"⋯전세난에 등 떠밀린 실수요자 '한숨'

입력 2026-06-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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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북권 집값 상승률, 강남권 앞질러
매매 거래량 전년비 20% 급증

▲서울 아파트 전경 (이투데이DB)
▲서울 아파트 전경 (이투데이DB)

내년 결혼을 앞둔 30대 직장인 이 모 씨는 전세난을 피해 노원구 등 강북 지역의 매매를 알아보고 있지만 심각한 자금 압박을 느끼고 있다. 이 씨는 "전셋값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른 데다 물건 자체도 귀해 대출을 최대한 끌어모아 강북에 내 집 마련을 하려 했다"며 "막상 알아보니 강북 아파트값마저 강남 못지않게 만만치 않은 수준으로 치솟아 있어 큰일났다"고 토로했다.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강북권의 존재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최근 강북권 아파트값이 강남권보다 가파르게 오르면서 시세 격차가 줄어드는 이른바 '갭 메우기' 장세가 뚜렷해지고 있어서다.

19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자치구 중 한강 이북지역 14개 구의 올해 1월 대비 6월(12일 기준) 평균 집값 상승률은 5.59%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상승률(3.65%)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반면 한강 이남 지역 11개 구의 경우 같은 기간 상승률이 지난해 6.9%에서 올해 4.26%로 둔화하며 강북권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강북권의 상승세는 서울 전세난 심화에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전세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임대차 계약 연장 대신 내 집 마련으로 선회하는 실수요자가 늘었고, 이들 수요가 강남권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강북권 아파트로 몰린 영향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 조사 결과 1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9396건으로 연초(1월 1일·2만3060건) 대비 15.89%(3664건) 급감했다.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전셋값은 치솟고 있다. 부동산114 조사에서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1월과 비교해 3.74%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서울 전셋값이 0.36% 하락했던 것과 대조적인 흐름이다.

전세 수요가 매매로 밀려나면서 강북권 아파트 거래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한강 이북지역 14개 구의 올해 1~4월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총 1만382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1534건)보다 20% 가까이 증가한 규모다.

매수세가 유입되자 강북권 주요 단지에서는 신고가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중구 만리동 '서울역센트럴자이' 전용면적 84㎡는 4월 22억90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됐다. 1년 전 전 매매가(16억8500만원)와 비교하면 6억원 가까이(5억6000만원) 뛴 금액이다.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 길음 센터피스' 전용면적 84㎡도 4월 18억원에 신고가를 쓰며 지난해 같은 달 거래가(13억9000만원)보다 4억1000만원가량 급등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울 주택 시장은 초고가 상급지의 독주라기보다는 매매 가격 부담이 덜한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전세 시장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매매 전환 수요도 지속할 것으로 보여 내 집 마련을 계획 중인 실수요자라면 올해 강북권에서 공급되는 신규 분양 단지 청약을 노려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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