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표부지 개발 제동에 주민 반발…“아파트 아닌 기업·상업시설을”

입력 2026-08-0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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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서울시 '공공성' 두고 충돌
“생활 인프라 부족⋯복합개발해야”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 투시도 (사진제공=서울시)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 투시도 (사진제공=서울시)

“오랜 기간 기다려 온 삼표부지 개발이 또다시 지연되는 것은 아닐지, 업무·상업 중심 계획에서 일반적인 아파트 단지로 아닐지 걱정이 많습니다. 동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아파트를 더 짓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업과 상업시설이 들어오는 것입니다.” (성수동 주민 A씨)

“왜 삼표부지 개발만 주택 유형을 문제 삼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백화점이나 마트를 이용하려면 왕십리까지 이동해야 하는 상황에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국평 아파트가 아니라 상업시설입니다.” (성수동 주민 B씨)

국토교통부가 성수동 삼표레미콘 부지 이용계획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리면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국토부와 서울시 간 갈등으로 기존의 ‘업무·상업 중심 복합개발’ 계획에서 ‘주거 중심 개발’로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주민들은 성동구청과 지역구 국회의원실 등에 민원을 제기하며 조속한 사업 추진과 기존 개발 방향 유지를 요구하고 있다.

4일 국토부에 따르면 수도권정비실무위원회는 성동구 성수동 1가 683번지 일대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안에 대해 공공성 확보가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심의를 보류했다. 특히 대형 평형 중심의 초고가 공동주택 계획이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공공복리 요건을 충족하는지 추가 검토와 소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번 심의 보류가 사업 일정만 지연시키고 당초 개발 취지까지 훼손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성수동 일대에는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인프라가 부족하는 점이다. 최근 관광객과 외부 수요를 겨냥한 카페·음식점, 팝업스토어 등이 빠르게 늘며 골목상권이 활성화됐지만 대형마트와 백화점, 의류·생활용품 매장, 여가시설 등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은 미비한 상태란 것이다. 이에 주민들은 삼표레미콘 부지 개발이 부족한 상업·생활 인프라를 보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또 주민들은 초고가 대형 평형 중심의 하이엔드 개발계획을 이유로 사업을 보류한 것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주거 규모만으로 공공성을 판단하기보다 개발 이후 지역에 어떤 기능과 파급 효과를 제공하는지를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잠실 롯데월드타워를 예시로 들며 시그니엘 등 초고가 주거시설이 포함됐지만 저층부에 상업·업무시설이 함께 조성되며 지역을 대표하는 복합시설로 자리 잡은 점을 강조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사업 계획 조정이 아닌 성수동의 미래 개발 방향을 둘러싼 국토부와 서울시 간 정책 충돌로 보고 있다. 여기에 성동구청까지 공식 입장을 발표하면서 삼표부지 개발 방향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현재 국토부는 △하이엔드 개발계획에 따른 공공성 부족 △서울숲 앞 경관 훼손 우려 △교통기반시설 수용능력 부족 △공공기여 수준 미흡 등을 이유로 계획 보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서울시가 국토부 심의 등 관련 절차를 충분히 거치지 않은 채 사업을 추진한 점도 문제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가 관련 행정 절차를 충분히 거친 뒤 사업을 진행했어야 한다”며 “국토부 심의를 먼저 받은 이후 인허가 절차가 진행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국토부가 제기한 공공성 부족과 절차 지적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국토부 심의와 서울시 심의 중 어느 절차를 먼저 진행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며 “정해진 절차와 일정에 맞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사업의 핵심은 주택 공급이 아니라 성수동의 업무·상업 기능을 강화하는 복합개발”이라며 “민간 사업이지만 6000억원에 달하는 공공기여를 통해 지역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확충하고 도시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동구청은 국토부의 도심 내 주택 공급 활성화에 공감하면서도 조속한 사업 정상화에 중점을 두는 모습이다. 오랜 기간 논의해 온 핵심 거점 개발사업이 지연될 경우 지역 발전 기대효과와 공공기여 효과가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에 국토부에는 삼표부지 개발의 미래 가치와 공공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완 심의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도록 요청했으며 서울시에는 국토부가 제기한 보완 필요 사항에 대해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고 협의에 적극 나설 것을 당부했다.

이러한 상황에 향후 국토부와 서울시 간 협의 결과에 따라 세부 개발 계획이 변경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국토부 수도권정비위원회 이용계획 심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서울시가 도시계획·건축 관련 절차를 마치더라도 국토부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 후속 인허가 추진이 어려워서다.

양측의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을 경우 사업 지연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서울시는 2027년 착공, 2032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국토부와의 협의가 길어질 경우 사업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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