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처분 순서와 증여 여부 두고 계산기
마포·성동 등 20억원대 우량 단지는 반사이익 기대

4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 A씨는 정부의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시장 분위기를 묻자 이같이 말했다.
반포 일대 중개업소에는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예상 보유세와 매도 시점을 묻는 집주인들의 전화가 이어졌다. 실거주 1주택자는 세금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전세를 준 집주인은 계속 보유하는 게 나은지, 다주택자는 어느 집부터 처분해야 하는지를 주로 물었다.
A씨는 “래미안 원베일리나 아리팍(아크로리버파크) 집주인이 세금 몇백만원 늘었다고 바로 집을 팔 사람들은 아니다”며 “그래도 직접 살지 않고 전세를 준 집이라면 매년 내는 돈이 커지는 만큼 계속 갖고 있을지는 다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2주택자와 다주택자들은 보유세보다 매도 순서를 먼저 따지는 분위기다. 반포동의 또 다른 공인중개소 대표 B씨는 “두 채 이상 가진 집주인은 ‘세금이 얼마나 더 나오느냐’보다 ‘언제 팔아야 덜 손해냐’를 먼저 묻는다”며 “내년부터 양도세 중과가 잠시 낮아진다고 하니 어느 집을 먼저 정리할지 계산해보겠다는 사람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반포 집을 남기고 다른 지역의 집을 팔겠다는 사람도 있고 직접 살지 않는 반포 집을 정리할지 고민하는 사람도 있다”며 “자녀에게 넘기는 것과 매도하는 것 중 무엇이 나은지를 묻는 집주인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직 호가를 낮추거나 매물을 내놓겠다는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B씨는 “세금 문의와 실제 매도는 다른 문제”라며 “집주인들이 예상 세액을 확인한 뒤 내년 6월(종부세 과세기준일) 이전에 팔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강남 집주인들이 보유 주택을 다시 계산하기 시작한 가운데 마포에서는 20억원대 우량 단지가 새로운 ‘똘똘한 한 채’로 주목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마포구 아현동의 한 공인중개소 대표 C씨는 “지금 바로 강남 집을 팔고 마포로 오겠다는 손님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강남은 너무 비싸니 마포에서 한 채를 산다면 어느 단지가 낫느냐’고 묻는 사람은 이전부터 꾸준히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세금까지 따지기 시작하면 이런 문의가 더 늘 수 있을 것 같다”며 “마포에서 한 채만 고르겠다는 손님은 대부분 마포래미안푸르지오와 마포더클래시를 먼저 묻는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평균 24억5750만원, 전용 59㎡는 약 21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기간 인근 마포더클래시 전용 84㎡의 평균 실거래가격은 24억3875만원이었다. 반포 주요 단지의 절반을 밑도는 가격대다.
비슷한 가격대 아파트가 많은 성동구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성동구 성수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 D씨는 “강남은 가격이 너무 높아 부담스럽지만 서울 중심부에서 출퇴근하고 한강 생활권을 원하는 사람들이 성동을 함께 본다”며 “세금까지 따지게 되면 성수동뿐 아니라 옥수동이나 행당동의 대단지로 관심이 넓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곳들 역시 고가 시장인 만큼 기대가 곧바로 매물 출회나 거래가 많아지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D씨는 “손님들이 집값 다음으로 묻는 것은 대출이 얼마나 나오고 현금이 얼마나 필요한지다”며 “강남 대신 성동을 본다고 해도 성수동 주요 단지는 이미 수십억원대여서 누구나 살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애초에 이곳도 고가 단지가 모여있기 때문에 세금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계약하려는 사람은 없다”며 “결국 역과 가깝고 출퇴근하기 편하면서 단지 규모와 연식까지 괜찮은 매물에만 수요가 붙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