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바이오산업이 기술수출 중심의 성장 모델을 넘어 글로벌 신약 상업화까지 완주하기 위해서는 후기 임상 투자 확대와 생태계 전반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공학한림원과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은 17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바이오메디컬 혁신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바이오산업의 대표적인 과제로 꼽히는 '죽음의 계곡(Valley of Death)' 극복 방안이 논의됐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임상 후기 단계 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많은 바이오벤처가 기술수출을 통해 생존하는 구조”라며 “중국과 인도, 동남아 국가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지원책이 없다면 한국 바이오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임상 3상에 진입할 수 있는 후보물질을 만들기 위해서는 임상 1·2상 단계부터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성공불융자 제도가 후기 임상뿐 아니라 이전 임상에도 적용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대표는 성공불융자 제도의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지원 대상과 운영 방식에 대한 구체적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어떤 기술과 후보물질에 집중 투자 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며 “현재 1000억, 2000억 펀드가 만들어진 상황에서 성공불융자 제도가 추진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다만 단순 융자가 아니라 투자와 융자가 결합된 형태가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석훈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와 민간의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 투자와 정부 지원을 연계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수 있다“며 “성과가 발생했을 때 정부도 일정 부분 수익을 회수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제도의 지속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측은 바이오 산업을 국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투자 확대와 생태계 조성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영미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 바이오투자전략분과 위원장은 “키트루다 같은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 하나만 나와도 산업 전체가 달라질 수 있어 바이오 분야에 대한 투자와 융자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 자본뿐 아니라 인력 양성과 기술 축적, 글로벌 사업화 역량 확보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며 “초기 연구 단계부터 벤처기업, 후기 임상, 상업화까지 이어지는 탄탄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성훈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 바이오투자전략분과 국장은 “정부 연구개발 투자 성과가 산업화 단계로 이어지는 시점에서 바이오산업 특성에 맞는 투자·금융 제도가 필요하다”며 “지금도 많은 펀드와 제도들이 있지만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 3상까지 이어지는 촘촘한 자금 공급 체계와 자본 선순환 구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