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205억원 회계제재 불복 소송…정화비 충당부채 놓고 공방

입력 2026-08-0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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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선위, 전 대표 해임권고·감사인 지정 3년 등 중징계
영풍 “기업별 회계 판단 달라”·당국 “확정된 의무 미반영”
법원, 집행정지 심리…본안 판단 전 제재 효력 여부 결정

▲영풍 석포제련소 (영풍)
▲영풍 석포제련소 (영풍)

영풍이 석포제련소의 토양·지하수 정화비용 회계처리를 문제 삼은 금융당국의 제재에 불복해 행정소송에 나섰다. 영풍은 회계적 판단의 차이라는 입장인 반면, 당국은 이미 확정된 정화의무를 재무제표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고의적 위반이라고 맞서고 있다.

3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는 전날 영풍과 전·현직 임원들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를 상대로 낸 제재 처분 집행정지 신청의 첫 심문기일을 열었다. 집행정지는 본안소송 결론이 나올 때까지 제재 효력을 일시적으로 멈출지를 판단하는 절차로, 회계처리 위반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은 아니다.

앞서 증선위는 영풍이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석포제련소 주변 토양·지하수 정화비용과 관련한 충당부채를 인식하지 않거나 과소계상하는 등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환경 제재에 따른 조업정지 영향을 유형자산 손상평가에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에 증선위는 전 대표이사와 전·현직 임원에 대한 해임·면직 권고, 재무제표 시정 요구, 감사인 지정 3년 등의 조치를 의결했다. 금융위는 지난 15일 영풍에 204억7410만원의 과징금도 부과했다.

영풍 측은 제재가 즉시 집행되면 재무제표를 수정해 공시해야 하고, 감사인 지정과 임원 제재로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본안소송에서 승소하더라도 회사 신용도와 대외평가에 미친 영향을 되돌리기 어렵다는 취지다.

반면 증선위 측은 신용도와 이미지 하락은 사실상 불이익에 불과하며, 투자자들이 잘못된 재무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할 가능성을 막기 위해 제재 집행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정화명령 관련 자료가 외부감사인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않았다는 점도 고의 판단의 근거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본안 쟁점을 두고도 맞섰다. 영풍은 장부 조작이나 사실관계 왜곡은 없었으며 충당부채 인식은 기업이 처한 상황과 회계적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당국은 토양 정화의무와 비용 발생 가능성이 명확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심문 과정에서는 검찰 고발 가능성과 관련한 언급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이 감리 과정에서 검찰 고발을 포함한 조치안을 검토했다는 보도가 있었고, 지역 환경단체들도 관계기관에 고발을 요구한 바 있다.

영풍은 별도로 석포제련소의 폐수 무방류 시스템과 환경설비 투자를 강조해왔다. 회사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수질·대기·토양 등 환경 분야에 약 5400억원을 투입했다. 다만 이 같은 환경 개선 투자와 재무제표에 정화의무를 어느 수준으로 반영해야 하는지는 이번 소송에서 별도로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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