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호 공약, 실행표 위에 섰다…업무보고서 '옥석 가리기' 본격화

입력 2026-06-1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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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출근·반도체·AI·경미래투자공사 첫 검증…재원·조직·산하기관 역할 정리가 관건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김태년 경기준비위원장 등이 15일 수원시 경기신용보증재단에 마련된 도지사직인수위원회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현판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과 김태년 경기준비위원장 등이 15일 수원시 경기신용보증재단에 마련된 도지사직인수위원회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현판식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의 민선 9기 도정 구상이 업무보고 단계에 들어서면서 핵심 공약의 실행 가능성이 첫 검증대에 올랐다.

30분 출근, 반도체 초격차, 인공지능(AI) 대전환, 경기미래투자공사 설립 등 선거 과정에서 제시한 주요 공약들이 예산·조직·법령·산하기관 기능 조정이라는 행정절차 안에서 다시 정리되는 국면이다.

17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추 당선인의 도지사직인수위원회인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는 16일부터 경기도 실·국별 업무보고에 착수했다. 업무보고는 19일까지 이어진다.

인수위는 6개 분과와 15개 특별위원회, 3개 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도정 현안과 공약 이행 방안을 점검하고 있다.

첫 업무보고는 경제분과, 사회복지분과, 행정혁신분과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경기도 국제협력국, 여성가족국, 소방재난본부 등이 보고 대상에 올랐다.

인수위는 이후 각 실·국과 소방재난본부 등으로부터 현안을 보고받고 민선 9기 주요 공약의 추진 순서와 실행 방안을 검토한다.

이번 업무보고의 핵심은 현황 청취보다 공약의 압축이다. 선거 공약은 방향을 제시하지만, 도정 과제가 되려면 담당 부서, 예산 규모, 조례·법령 검토, 산하기관 역할 분담이 뒤따라야 한다.

인수위가 어떤 사업을 1년 차 핵심 과제로 올리고, 어떤 사업을 중장기 과제로 넘기는지가 민선 9기 초반 도정 속도를 가를 전망이다.

추 당선인은 15일 인수위 출범식에서 인수위가 “도민의 기대를 도정의 실질적 성과로 바꾸는 첫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범식 하루 뒤 시작된 업무보고는 이 발언을 행정의 언어로 옮기는 첫 절차다. 공약은 이제 구호가 아니라 예산표, 조직표, 조례안, 사업계획서로 검증받게 됐다.

가장 먼저 현실검증을 받을 분야는 교통이다. 30분 출근 대전환 특별위원회는 추미애호 생활공약의 상징으로 꼽힌다.

경기도 교통 문제는 서울 출퇴근 수요, 광역버스, 철도망, 신도시 교통난, 환승체계, 동서·남북 이동 격차가 함께 얽혀 있다.

단기적으로는 출퇴근 혼잡 완화, 버스 배차 조정, 환승 편의 개선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철도망 확충과 직주근접형 도시계획까지 연결돼야 한다.

30분 출근 공약은 업무보고 과정에서 여러 층위의 사업으로 나뉠 것으로 보인다. 즉시 추진 가능한 생활교통 대책, 중앙정부 협의가 필요한 광역교통망 사업, 대규모 재정이 필요한 철도·도로 인프라 사업을 구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공약의 이름보다 중요한 것은 사업별 시간표와 재원 배분이다.

경제 분야에서는 반도체초격차전략과 인공지능대전환이 핵심축이다.

반도체와 AI는 경기도 산업정책의 성장축이지만, 부서 하나가 처리할 수 있는 단일 사업은 아니다. 산업단지와 기업 지원은 경제부서가, 입지와 기반시설은 도시·주택 부서가, 인재 양성과 연구개발은 대학·연구기관 협력이 맡아야 한다.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이들 기능을 어떤 순서로 묶느냐에 따라 민선 9기 산업정책의 실행력이 달라질 수 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추미애 경기도지사 당선인 (공정·혁신·포용 경기준비위원회)
추 당선인이 제시한 반도체 벨트 구상도 같은 맥락에 놓여 있다. 수원·용인·성남·평택·오산·이천을 잇는 반도체 산업축은 기업 지원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입지, 전력, 용수, 물류, 인력 양성, 투자 유치가 동시에 움직여야 한다.

경제실과 인공지능국, 도시주택실, 균형발전 관련 부서, 산하기관의 역할 조정이 업무보고 단계에서부터 맞물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경기미래투자공사 구상도 업무보고의 주요 점검 대상이다. 추 당선인은 후보 시절 AI, 반도체, 방산, 로보틱스 등 미래전략산업에 대한 투자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이 운영해온 경기도 정책펀드인 G펀드를 확대하고, 도 안에 흩어진 투자유치 기능을 묶어 전략산업 성장 전반을 지원하는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추 당선인은 팹리스, 즉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스타트업 초기 지원 규모를 3000만원 수준에서 3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경기도 재원과 민간·연기금 자금을 결합한 모펀드, 즉 여러 자펀드에 투자하는 상위펀드를 조성하고 분야별 스타트업 펀드를 운용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다만 경기미래투자공사가 실제 조직으로 출범하려면 넘어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 조례 제정, 출자 규모 확정, 예산 확보, 행정안전부 협의, 기존 기관과의 기능 조정이 필요하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기업 지원과 정책펀드 운용, 경기경제자유구역청은 투자유치와 입지 지원,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산업공간 조성 기능을 맡고 있다. 새 조직이 이들과 역할을 명확히 나누지 못하면 기능 중복 논란이 불가피하다.

투자 전문인력 확보도 핵심 변수다. 투자유치는 단순 행정 지원과 다르다. 기업 발굴, 투자자 연결, 협상,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장기 네트워크 사업이다. 반도체와 AI 분야는 기술 변화가 빠르고 기업 가치평가도 복잡하다. 공공행정 경험뿐 아니라 민간 투자와 산업 현장 경험을 갖춘 인력 구성이 필요한 이유다.

산하기관 운영 문제도 업무보고와 맞물려 있다. 경기도는 출자·출연기관장 임기 일치 조례를 마련했지만 시행 전 임명된 기관장에게는 소급적용되지 않는다.

당장 기관장 교체로 새 도정 색깔을 내기 어려운 만큼 업무보고, 성과관리, 예산조정, 정책협약을 통해 기관 운영 방향을 조정하는 방식이 현실적 카드로 거론된다.

경기주택도시공사,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경기신용보증재단, 경기문화재단 등은 민선 9기 공약과 직접 연결된다. 공공주택, 반도체·AI산업 지원, 소상공인 금융, 문화정책 실행을 맡는 기관들이다. 기관장 교체 폭이 제한된 상황에서 인수위가 이들 기관의 핵심 사업을 어떻게 재배열할지가 초기 도정 운영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도정 안팎에서는 이번 업무보고를 민선 9기 공약의 1차 선별 작업으로 보고 있다.

인수위에 46명 도내 현역 국회의원과 정책 전문가가 대거 참여한 만큼 국회·중앙정부 협의에는 무게가 실릴 수 있다.

반면 공약별 재원 조달과 기존 사업 재조정까지 정리하지 못하면 초기 동력이 분산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이번 업무보고는 인수위 규모를 보여주는 자리가 아니라 공약을 줄 세우는 과정”이라며 “예산과 조직이 붙는 과제부터 1년차 실행목록에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30분 출근, 반도체, AI, 미래투자공사 모두 상징성은 큰 공약인 만큼 결국 재원과 담당조직, 산하기관 역할을 얼마나 빨리 정리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인수위는 19일까지 경기도 실·국별 업무보고를 이어간다. 이후 분과와 특별위원회별 검토 결과를 토대로 민선 9기 주요 공약의 추진 순서와 실행 방안을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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