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양수산부 산하 6개 기관의 부산 이전이 표류하면서 '골든타임'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당초 해수부 이전과 연계해 독자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던 산하기관 이전이 동력을 잃은 채 9월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에 슬그머니 흡수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해수부 산하기관 이전과 2차 공공기관 유치는 별개의 사안인 만큼 두 트랙이 뒤섞이는 순간 부산이 기대했던 '플러스 알파(+α)' 효과는 사라진다는 것이다.
31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부산시가 국토교통부에 전달한 40곳의 이전 희망 공공기관 명단에 해수부 산하기관 독자 이전을 추진했던 6개 기관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 한국항로표지기술원, 해양환경공단,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 한국어촌어항공단, 한국해양조사협회 등이다.
문제는 타이밍이다.
해수부는 지난해 12월 부산으로 이전하면서 올해 3월 산하기관 이전 로드맵을 조속히 발표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전 대상기관 직원들에 대한 인센티브 재원을 두고 부산시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동력을 잃었다. 6·3 지방선거 이후 속도를 내겠다고 했지만 이 또한 지지부진하다. 해수부와 부산시가 논의를 위해 결성한 정책협의회는 지난 3월 첫 회의를 끝으로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았다.
정책은 멈췄고 시간은 흘렀다.
이 기관들이 부산시의 이전 희망 명단에 포함된 만큼 9월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에서 부산이 추가로 가져올 수 있는 기관 수는 줄어들거나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여기에 형평성 문제까지 불거질 수 있다.
타 부처 기관들이 "왜 해수부 산하 특정 6개 기관만 별도의 인센티브 논의를 받느냐"며 반발할 경우 정부나 지자체가 외면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골든타임을 놓친 결과가 부산의 협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6개 기관 내부에서도 답답함을 토로한다.
한 산하기관 관계자는 "어느 지역으로 배치될지 불확실한 2차 공공기관 이전 후보에 들기보다는 부산시의 맞춤형 지원을 받으며 부산으로 확정 이전하는 방식이 기관 입장에서는 훨씬 긍정적"이라며 "이도 저도 아니게 2차 이전에 섞여버리면 추진 동력만 잃게 될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해양수산 업계 관계자는 "부산에 오는 해양 관련 공공기관 이전 작업이 사실상 골든타임을 놓친 것 아니냐"며 "해수부 산하기관은 물론이고 산업은행 등 규모가 큰 공공기관도 유치하는 소탐대탐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상반기에 빠르게 추진돼 이미 완료됐어야 할 산하기관 이전이 2차 로드맵 논의에 흡수되면서 부산으로서는 당초 기대했던 '플러스 알파'의 유치 효과를 스스로 줄인 셈이 됐다.
부산시는 해수부 산하기관들이 2차 공공기관 이전 대상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꾸준히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산시 관계자는 "정부가 부산의 해양수도 특성에 걸맞은 2차 공공기관들을 제대로 배정해 주길 바란다"며 "관련 산업 집적 목표 아래 계속해서 이전 방안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9월 로드맵 발표까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해수부와 부산시가 멈춰 선 정책협의회를 다시 가동해 독자 이전 트랙을 살려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그렇지 않으면 해수부 부산 이전이 만들어낸 모처럼의 기회는 2차 로드맵이라는 더 큰 판 속에서 조용히 묻히게 될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