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끝나도 고유가 쇼크 여전⋯"6개월 후 '간접효과' 1년 더 간다" [물가목표 점검]

입력 2026-06-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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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 인근에 15일(현지시간) 이란 국기가 보인다. 로스엔젤레스(미국)/로이터연합뉴스
▲북중미 월드컵이 열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스타디움 인근에 15일(현지시간) 이란 국기가 보인다. 로스엔젤레스(미국)/로이터연합뉴스

올해 2월 말 시작된 중동전쟁이 양측 간 종전 서명을 앞두는 등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지만 이와 별개로 올 하반기 국내 소비자물가에 강력한 '2차 충격'이 예고됐다. 전쟁 직후인 3월 석유류 가격에 즉각 반영된 직접효과에 이어 하반기부터는 공급망을 거쳐 전방위로 비용 상승 압력이 확산되는 '간접효과'가 가시화될 전망이어서다.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은 17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 내 '유가 상승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간접효과를 중심으로' 박스자료를 통해 "이번 유가 충격은 과거 사례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근원물가를 더 크고 오랫동안 자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은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상황을 반영해 고유가 충격의 파급 과정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원자재 가격 급등발 간접효과가 품목별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다. 전쟁이 발생한 2022년 소비자물가는 유가 직격탄을 맞으며 7월 6.3%로 정점을 찍었다. 한은에 따르면 국제유가 충격 이후 공업제품과 서비스, 공공요금 가격이 약 14개월에서 최대 18개월 시차를 두고 올랐다. 국제식량가격도 12~15개월 사이 외식서비스와 가공식품 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한은 관계자는 "2020년 이후 에너지 및 식료품 가격 충격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2021년 3월 원유가격이 상승한 이후 약 6개월 후에 공업제품 등 비에너지 품목 가격에 간접효과가 나타나 1년여 간 지속됐다"며 "에너지 관련 직접효과는 2023년 초를 기점으로 점차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더 나아가 유가 쇼크 자체보다 사태의 장기화 여부가 근원물가(석유류·농산물 제외)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내놨다. 한은이 국소투영모형을 통해 2000년 이후 유가 충격을 분석한 결과 강한 유가 충격(상위 20% 충격)이 단기간에 진행된 경우 5개월 간 영향이 지속됐다. 반면 유가 충격이 3개월 이상 이어진 장기화 국면에서는 관련 영향이 7개월 간 이어졌다. 또 유가 10% 상승 시 5개월 후 근원물가를 0.1%(포인트)p 이상 밀어 올려 단기 충격 시(0.06%p)보다 충격이 크다는 점도 확인됐다. 파급 시차 뿐 아니라 반응 크기도 두 배 가까이 확대된 셈이다.

유가 외에 물가를 밀어 올릴 상방 리스크가 도처에 포진해 있다는 점도 후폭풍이 길어지는 배경으로 꼽힌다. 지난달부터 줄곧 1500원대를 웃돌고 있는 고환율 기조는 수입 물가를 높여 비용 압박을 배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소득 및 자산 효과로 내수가 개선되면서 물가를 억눌렀던 수요 측 압력도 고개를 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호황에 따른 임금 인상이 다른 산업 부문으로 확산될 경우 '비용 인상'과 '수요 견인' 경로가 동시에 작동해 인플레이션 부활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 한은 시각이다.

이에 대해 한은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최종 타결되고 국제유가가 하락 전환하더라도 내수 개선과 임금 상승이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는 만큼 하반기 통화·재정당국의 정밀하고 끈질긴 경계 태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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