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정 쏟아붓는 노령층만 늘어
기업투자 유도할 환경 개선 시급해

이달 1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912만 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 명 감소했다.
일자리가 감소한다는 것은 한국 경제가 중병을 앓고 있다는 증거다. 통상 일자리는 전년 동기 대비 30만 명 내외 증가해 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들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제 등 소득주도 성장정책으로 2018년 7월 7000명, 8월 3000명으로 급감했다. 놀란 문 정부는 공공기관 단기알바, 60세 이상 고령층 사회적 일자리 공급 등 임시방편으로 대처했다.
5월 제조업 일자리는 전년 동월 대비 14만 명 줄었고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년 전보다 25만5000명 줄어 청년층 고용 한파가 심해졌다. 반도체는 뛰는데 일자리는 식었다. 수출 지표만 보면 경기는 회복세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6월 1~10일 수출액은 286억달러로 1년 전보다 85.9% 늘었다. 1~10일 기준 역대 최대치다. 이 중 반도체 수출은 111억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05.8% 급증했다.
그러나 제조업 고용 부진은 23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는 2024년 7월 이후 지난달까지 줄곧 감소세를 보였고, 감소 폭도 올 4월 5만5000명에서 5월 14만 명으로 한 달 만에 커졌다. 우리 경제를 이끄는 반도체의 취업유발계수가 2.1명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취업유발계수는 특정 산업의 수요가 10억원 늘었을 때 직간접적으로 생기는 일자리 수를 뜻한다. 전 산업 평균 10.1명, 제조업 평균 6.2명이다. 반도체는 자본집약적 산업이라 노동을 많이 쓰지 않아 다른 산업으로의 파급도 작아 고용 유발 효과가 매우 낮다.
반도체와 달리 고용 효과가 큰 제조업종은 최근 수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취업유발계수는 자동차 7.7명, 고무제품 7.6명, 플라스틱제품 7.0명으로 반도체보다 모두 3배 이상 높지만 올 5월 반도체 수출이 169.4% 늘었는 데 비해 자동차 수출은 5.9%, 자동차부품은 2.5%, 일반기계는 6.3% 각각 줄었다.
서비스에서는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21만2000명 늘었고 운수창고업과 숙박·음식점업도 각각 3만6000명, 2만 명 증가했다. 반면 농림어업(-12만1000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8만9000명), 건설업(-4만3000명), 도소매업(-3만6000명)은 감소했다.
고용 충격은 청년층에 집중됐다. 지난달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25만5000명 줄었다. 40대 취업자도 4만3000명 감소했다. 60세 이상과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 부문 큰 폭 증가는 노령층을 대상으로 한 사회적 일자리 공급 덕분이다. 정부가 재정으로 공급하고 있는 사회적 일자리를 제외하면 일자리 감소폭은 크게 늘어난다.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 분야와 내수 시장은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다. 고물가로 인해 가계의 실질 구매력이 떨어지면서 소비 부진의 늪에 빠진 모습이다. 자영업자들은 불어난 대출 이자와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해 최근 몇 년 새 폐업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2024년 폐업 신고 사업자는 100만8282명으로 처음 100만 명을 넘어섰다.
정부는 청년뉴딜 핵심 과제를 신속히 집행하고, 산업 현장에는 고용유지지원금 요건 완화와 고용위기지역·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검토를 병행하는 등 청년층과 산업 현장을 중심으로 고용 충격 완화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미봉책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근본적으로 제조업 자영업 등 기업의 경영환경 악화를 개선해야 한다.
당장 급한 게 △기업투자를 위축시키는 법안들이다.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이사 주주 충실의무, 집중투표제, 감사위원 선임 3% 룰, 배당증액, 자사주 소각 상법 개정 등이 그것이다.
△실패한 소득주도 성장정책의 지속 (주 52시간 경직적 운용, 높은 최저임금 등)으로 중소기업·자영업도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법인세 인상을 비롯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상속세 개정 유보는 투자위축을 가속화한다.
△건설경기의 장기간 위축 지속에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금융규제 강화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육성 지체, △재생에너지 강조로 높아지는 에너지 가격에 기업가동은 심각한 어려움 직면, △반도체클러스터 호남 이전 주장 등 억지 지역논리, △송전탑 건설 거부, 용수난 등 만연한 님비현상, △저출생 고령화로 생산연령인구 감소 등 다방면에서 원인이 지적되고 있다. 근본적인 정책 변화가 절실한 실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