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가정주부 혼자 저지른 수백억 부동산 사기…검찰, 징역 35년 구형

입력 2026-06-10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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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개인 사기 치고는 피해 규모 매우 커…중형 불가피”
피해자 수십명·피해액 최소 140억~최대 500억…고소·기소 잇따라
피해자 20여명 방청석 가득…속행 요청 거부되자 환호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조소현 기자 sohyun@)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조소현 기자 sohyun@)

검찰이 시세보다 싸게 아파트를 살 수 있게 해주겠다며 지인들을 속여 수백억원대 부동산 사기를 벌인 혐의를 받는 40대 가정주부에게 징역 35년을 구형했다. 조직 범죄가 아닌 개인의 범행임에도 피해자가 수십명에 달하고, 피해액이 최소 140억원에서 최대 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고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본지 2025년 11월 5일 '[단독] "7억으로 12억 아파트 산다"…학부모 모임서 140억대 사기 벌인 주부 법정에' 보도 참조)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4부(이정희 부장판사)는 1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를 받는 박모 씨의 결심공판을 열었다. 이날 방청석에는 20여명의 피해자들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검찰은 이날 박 씨에게 징역 35년이라는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개인이 저지른 사기임에도 피해 규모가 굉장히 크고 병합 사건 수가 매우 많다”며 “사건마다 금액 크기는 다양하지만 재판석에 앉아있는 피해자가 많을 정도로 한 사람이 저지른 범행으로는 매우 중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은 (새로운 피해자 돈으로 기존 피해를 메우는) 돌려막기 범죄 성질상 피해자가 계속 늘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피해 회복이나 합의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수사 중인 사건도 남아있어 중한 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구형 의견이 나오자 방청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박 씨는 2022년 말부터 3년간 서울·경기 일대에서 “돈을 맡기거나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넘기면 시세보다 싸게 새 아파트를 살 수 있게 해주겠다”며 지인들로부터 거액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박 씨는 학부모 모임을 통해 신뢰를 쌓은 뒤 접근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를 늘려갔으며, 피해자는 수십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박 씨는 피해자들에게 구체적인 단지명과 금액을 제시하며 투자를 권유했는데 “3억원이면 시세 12억~14억원대 아파트를 7억원이면 시세 13억~16억원대 아파트까지 두 채를 넘겨받을 수 있다”고 제안하는 식이었다.

현재 서울남부지법에 병합된 사건만 16건이며, 검찰은 이날 서울남부지검과 고양 등지에서 4건을 추가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기소된 사건 기준 피해액은 최소 140억원으로 추산되나, 피해자들에 따르면 경찰·검찰 수사 중인 사건까지 합산하면 실제 피해 규모는 5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도 박 씨 측은 추가 기소된 사건까지 병합해 한 차례 더 속행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지난해 말부터 피해액을 확인해 변제하겠다는 얘기를 반복했지만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일부라도 변제가 이뤄졌다면 기회를 드렸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피해자가 너무 많고 재판 지연도 너무 되고 있어 추가 연기는 어렵다”고 못 박았다.

방청석을 채운 피해자들은 결심 소식에 안도하면서도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속행 요청이 거부되자 박수를 치는 등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박 씨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며 피해 배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선고는 내달 8일 오전 10시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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