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는 이달 1일부터 5일까지 미국 주식 7억9367만달러(약 1조2373억원)를 순매도했다.
불과 5거래일간 순매도 규모가 4월 한 달간 순매도액인 4억6900만달러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달 전체 순매도액 9억3977만달러에도 육박한다.
현재 흐름이 이달 말까지 이어지면 국내 투자자는 4월부터 3개월 연속 미국 주식을 순매도하게 된다. 3개월 이상 연속 순매도는 2023년 4∼7월 이후 약 3년 만이다.
6월 매도세는 국내시장 복귀계좌(RIA)를 통한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공제 혜택이 줄어든 이후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해외주식 매도 자금을 국내 증시에 투자할 경우 적용되는 양도소득세 공제율은 지난달까지 100%였지만 이달부터 7월 말까지 80%로 낮아졌다.
세제 혜택 축소에도 미국 주식 매도가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로의 자금 이동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나스닥,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권에 머물고 있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차익실현에 나서는 모습이다.
반면 국내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앞세워 미국 증시를 웃도는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258%, 19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엔비디아는 20% 오르는 데 그쳤고 테슬라는 8% 하락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엔비디아와 테슬라 등 매그니피센트7보다 국내 반도체 빅2의 성과가 월등히 좋았다”며 “서학개미가 미국 증시보다 국내 증시에 매력을 느낄 만한 요소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달 전체 매도세를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국내 투자자는 이달 1일부터 4일까지 미국 주식을 약 11억달러 순매도했지만, 미국 증시가 급락한 5일에는 하루 만에 3억2824만달러를 순매수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며 나스닥지수가 4% 넘게 떨어지자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의 조정 폭이 커질 경우 국내 투자자의 매수세가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남아 있다.
미국 주식을 연이어 팔고 있지만 보유 주식 평가액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2010억달러로 2000억달러를 웃돌았다. 주가 상승으로 매도 물량 이상의 평가이익이 발생한 영향이다.
종목별로는 인공지능(AI) 반도체주 선호가 이어졌다. 국내 투자자는 이달 마이크론을 2억563만달러 순매수하며 가장 많이 담았다. 지난달에도 마이크론을 5억8543만달러 사들이며 순매수 1위에 올린 바 있다.
브로드컴이 1억7558만달러로 뒤를 이었고 ARM홀딩스 1억6370만달러, 마벨테크놀로지 1억5784만달러 순이었다. 미국 주식 전체로는 매도 우위를 보였지만 AI와 메모리 반도체 관련 종목에는 매수세가 집중됐다.
지난달 순매수 2위와 3위였던 인텔과 알파벳은 이달 순매수 상위 20위권에서 빠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담은 라운드힐 메모리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달 4위에서 이달 9위로 내려갔다. 이달 순매수액은 8290만달러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