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글로벌 ETF 420조…세계 12위
KB·한투운용, 3·4위 두고 ‘엎치락 뒷치락’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이 5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양강 구도가 한층 굳어졌다. 국내외 증시가 호조를 보이면서 대표 ETF 브랜드인 ‘KODEX ETF’와 ‘TIGER ETF’로 자금이 몰렸고, 평가액 증가까지 더해지며 양 사의 순자산(AUM)이 빠르게 불어났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운용의 ‘KODEX ETF’ 순자산총액은 4일 기준 202조7082억원을 기록했다. ‘KODEX ETF’는 지난달 29일 201조4589억원으로 200조원대를 처음 기록했다. 국내 ETF 운용사 가운데 순자산이 2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운용은 국내 ETF 시장에서 약 40%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자금 유입도 두드러졌다. 연초 이후 개인투자자가 국내 ETF를 순매수한 51조8000억원 가운데 20조원이 ‘KODEX ETF’로 유입됐다. 전체 개인 순매수액의 40% 수준이다.
삼성운용의 시장 지배력은 대표 상품인 ‘KODEX 200’을 중심으로 더 뚜렷해졌다. ‘KODEX 200’의 순자산은 국내 ETF 역사상 처음 3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10월 10조원을 돌파한 뒤 올해 4월 20조원, 이달 30조원 고지에 오르며 성장 속도를 높였다. ‘KODEX 200’은 국내 최초 ETF이자 현재 국내 최대 ETF로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기업에 분산 투자할 수 있어 국내 증시 상승에 참여하려는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이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운용도 국내외 ETF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달 말 기준 미래에셋운용의 글로벌 ETF 순자산은 약 421조원으로 4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300조원을 돌파한 뒤 5개월 만에 400조원대에 진입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캐나다, 호주, 유럽, 홍콩, 일본 등 13개 시장에서 ETF 사업을 확대한 결과다.
미국 ETF 자회사 ‘글로벌 X’의 운용자산도 지난달 말 기준 986억달러로 1000억달러에 근접했다. 국내 ‘TIGER ETF’ 순자산은 연초 대비 약 88조5000억원 늘어난 161조2146억원을 기록했다. ‘TIGER 반도체TOP10 ETF’와 ‘TIGER 미국우주테크 ETF’ 등 반도체·우주 테마 상품이 성장세를 보탰다.
ETF 시장이 커질수록 대형 운용사 쏠림은 더 강해지는 모습이다. 자산 상위권 ETF 상당수가 ‘KODEX’와 ‘TIGER’ 브랜드로 채워지면서 삼성운용과 미래에셋운용이 ETF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달했다.
3위권 경쟁도 치열해졌다. KB자산운용의 ‘RISE ETF’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ETF’가 점유율 3위 자리를 두고 접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 기준 ‘RISE ETF’ 순자산은 37조1939억원으로 ‘ACE ETF’(36조635억원)를 소폭 앞섰다. 한 달 전만 해도 한투운용이 KB운용을 앞섰지만, 최근 순위가 다시 뒤바뀌었다. 두 운용사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7% 안팎이다.
KB운용은 국내주식형 ETF 운용 규모가 15조원으로 한투운용(5조원)의 약 3배다. 올해 국내 증시 강세 속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 등 국내 대표주 기반 상품이 자금을 끌어모으며 3위 탈환에 힘을 보탰다. 반면 한투운용은 해외주식형 ETF 운용 규모가 16조원으로 KB운용(6조원)을 크게 앞선다. 향후 국내외 증시의 상대적 강세에 따라 순위 경쟁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운용사 관계자는 “ETF 시장의 대형사 쏠림이 이어지는 가운데 중위권 운용사 간 상품 라인업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이라며 “대표 지수형 상품은 물론 반도체, 미국 성장주, 우주테크, 연금형 상품 등 자금 유입이 집중되는 영역에서 3~5위 운용사들이 접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